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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Ⅰ: THE ARCHITECT’S REPORT

LG 챔피언스 파크 건축가 김태완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챔피언스 파크 설계를 시작한 재작년부터 LG트윈스의 성적이 부쩍 좋아졌어요. 작년
에는 패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챔피언스 파크의 효과가 벌써 시작된 것 아닌가요? 부디 훌륭한 선
수들을 많이 배출하는 ‘쌍둥이들의 요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LG 챔피언스 파크는 LG트윈스 야구단과 LG세이커스 농구단을 모두 수용하는 복합 운동시설로 ‘챔피언의 요
람’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규모와 시설 면에서 단연 국내 최고 수준이다. 6만평이 넘는 부지에 숙소시
설, 다목적 재활센터, 천연잔디 그라운드 등이 최신식으로 마련됐다. G.style은 39호를 맞아 User-Based
Research의 일환으로 LG 챔피언스 파크를 설계한 간삼건축 김태완 이사와 LG 트윈스 최동수 코치, 류택현 선
수와의 대담 내용을 지상 중계하기로 했다. [김_ 김태완 건축가/최_ 최동수 코치/류_ 류택현 선수]


만나서 반갑습니다. 언론을 통해 은퇴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2013 시즌 말미에 공식 은퇴식을 가졌지만 사실은 시즌 초반부터
구단의 배려로 지도자 수업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 후 베이스볼 아카데미 마스터 코스 시험에 합격해 지도자 자격을 얻었고,
잔류군 담당 타격 겸 배터리코치로 배정받았습니다.


류택현 선수는 어느덧 프로 최고참 선수입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유지하는 비결을 알고 싶습니다.


특별한 노하우는 없습니다.
그저 일상적인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줄일 수 있는 것을 줄이고 더 할 수 있는 것을 더 하는 것,
결국 그게 최고의 관리가 아닌가 합니다.


짧은 기간에 기존 구리 구장과 이천 챔피언스 파크를 모두 경험해 보셨는데,
새로운 LG챔피언스 파크로 훈련장을 옮긴 후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절약하게 돼 훈련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 가장 좋더군요.
이전 구리구장은 실내에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비가 오면 훈련을 중단해야 했고,
숙소와 훈련구장의 거리가 멀어서 오가는데 시간 낭비가 많아 선수들 스스로도 지치곤 했죠.
반면 이 곳 챔피언스 파크는 경기장은 물론 식당과 웨이트장, 숙소 등 생활과 훈련이 한 곳에서
이루어 질 수 있어 무척 편리합니다.


환경은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특히 지금까지는 2군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갔을 때 야간경기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는데 , 이 곳 시설을 보니 앞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경기장부터 이야기해 보죠. 주경기장은 방향을 포함해 그라운드, 조명, 경기장 규격 등 모든 환경을
잠실구장과 동일하게 조성했는데,직접 사용해보니 어떤가요?


1군이 목표인 선수들에게 잠실구장을 옮겨놓은 듯한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상의 잠실구장에서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을 해본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경기력 차이는
두말할 필요도 없겠죠. 특히 언제든 잠실 1군 로 Call-Up될 수 있는 소위 1.5군 선수들에게는 경기 감각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퓨처스 경기는 항상 주간 오후1시 에
시작하다 보니 야간경기 경험이 부족할 수 있는데 조명탑이 설치되어 무척 기쁩니다.


개인적으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사이에 내야 연습장과 야외 불펜장이 있어서 훈련할 때 편리합니다.
바닥이 우레탄 재질로 포장되어 있어서 이동할 때 스파이크를 신어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특히 실내 연습장
쪽에 있는 타격, 피칭연습장은 숙소와도 바로 연결되어 선수들이 자유시간을 이용해 개별훈련을 하기에도
좋습니다.


그런 효과를 얻기 위해 주경기장을 잠실구장처럼 만들고자 한 겁니다. 다만 같은 조건으로 만들다보니 관중들에
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어요. 요즘 건설되는 야구장들은 관중을 배려해서 낮경기의 경우 선수들이 태양을 바라
보게 배치하는데요, 주경기장은 잠실구장과 같이 남서 23도 방향으로 배치하다 보니 퓨처스경기 시간대인 오후
햇빛 때문에 관중들의 눈부심이 심할 수 있거든요.


낮경기는 관람석 뿐 아니라, 타자와 포수도 일사로 인해 눈부신 건 마찬가지입니다. 주간경기는 어떤 향이든
햇빛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래도 관중은 선글래스라도 쓸 수 있지 않은가요? 아까도 언급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군구장 잠실 과 똑같은 그라운드 환경이라 생각합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의 방향이 편한 것은 사실이에요.
해를 등지기 때문에 플라이볼이 떴을 때 햇빛 속으로 볼이 숨는다든지
햇빛이 눈부시다든지 하는 문제는 없거든요.


관람석 얘기를 해보죠.
관람석만큼은 잠실과 달리 최대한 그라운드로 내려서 좀 더 다이나믹한 관람환경을 제공
하고자 했고요. 또한 선수들이 구장을 출입할 때 팬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동선을 의도했는데,
선수들과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몇몇 야구장에서 포수 뒷편이나 불펜 근처에 관중석을 설치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직접 경기해 보니 다소 생소하기도 하고 팬들과 너무 가까운 것 같아
아직은 어색해서 집중하기가 쉽지는 않던데요.


덕 아웃의 선수들 잡담까지 들릴 만큼 가까이서 선수들을 볼 수 있어 이곳까지 직접 찾아오시는 팬들은 대단히
만족하는 듯해요. 아직은 퓨처스 경기를 보러 오는 팬들이 경기당 평균 100여명 정도로 많지는 않지만,
프로구단으로서 팬들을 배려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봐요. 경기 중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불평하는
선수들이 일부 있는데 그런 선수들에게는 잠실처럼 더 많은 관중과 함성 앞에서 경기를 어떻게 뛰려고
하냐고 반문하기도 하죠.


시즌 후반기부터 퓨처스 경기를 주 경기장에서 치뤘는데,
퓨처스 경기를 위해 방문한 원정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원정팀 덕아웃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합니다. 사실 원정팀에 대한 배려는 퓨처스구장 뿐 아니라 1군 구장에서도
부족한 부분이거든요. 복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거나 그라운드나 덕아웃 한 켠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구장
이 아직도 있고, 경기 후 샤워할 곳이 없어 땀에 젖은 채 그대로 버스에 오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가
충분한 샤워장, 여유있는 락커, 마사지베드가 설치된 트레이너실을 갖춘 이곳의 원정팀 덕아웃을 보면 어떨
것 같은가요. 저는 가끔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원정팀도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합니다.


실내연습장의 크기는 훈련의 효율성을 위해 가로세로 각80M, 높이도 26M로 국내 최대규모로 설계하고
그물망으로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훈련 효과가 좋은가요?


저도 일본, 미국, 대만 등으로 전지훈련을 수없이 다녀봤지만 처음 보는 규모였어요. 국내 프로구단의 경우,
50~60미터 정도거든요. 실내연습장의 크기에 있어 60M와 80M는 단지 20M의 차이가 아니에요. 왜냐하면 포지
션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외야 펑고나 롱펙같이 거리가 필요한
훈련은 연습장 전체를 활용하기도 하지만 소프트 배팅이나 러닝처럼 거리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훈련을 할 때
는 연습장을 8면으로 분할해서 동시에 훈련이 가능해 선수들의 대기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만큼 훈련량이 많아
지는 거죠. 특히 전동으로 그물망 조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대단히 만족스러워요.


실내연습장의 또 하나의 장점은 지붕재질이 테프론으로 된 막구조로 설계되어 자연채광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것은 일본 미야자키의 코노하나돔을 벤치마크 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챔피언스 파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중 하나입니다.


저는 훈련할 때 자연광이 들어오는 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주간 연습시간에 조명을 켜지 않고도 훈련이 가능할 만큼 밝고, 약간 은은하게 밝은 느낌이라
집중하기 좋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테프론이라는 소재가 자연채광이 뛰어난 반면 단열성능이 거의 없어 특별한 냉방장치가 없는 대공간에서
온실효과를 염려했는데, 덥지는 않은가요?


지난 여름 내내 측면과 천정의 환기창을 열어두고 훈련했는데 더운 건 느끼지 못했어요.
오히려 일사가 내리쬐는 그라운드보다 훨씬 시원하고 무엇보다 환기가 잘 되어 훈련하기 쾌적합니다.


다행이군요. 자연환기는 인조잔디에 포함된 규사로 인해 훈련중에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입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측면의 전동그릴을 통해 급기하고 천창을 통해 배기하는
방식으로 설계했어요. 특히 마운드의 클레이로 인해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불펜 쪽은 오버헤드 셔터를
설치해서 환기량을 늘렸습니다.


막구조가 단열성능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럼 겨울에는 춥다는 말씀인가요?


아니요. 운동하는 시설이라 설계초기에는 Warm-up장소를 별도로 설치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연습장 전체가
동절기에도 영상 14℃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온수 panel을 설치했습니다.


영상 14℃ 이상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한겨울에도 땀이 날 정도의 훈련이기 때문에 그 점은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제 생각도 그래요. 실내인데다가 격하게 운동하다보면 영상 14℃ 설정은 적당하다고 봅니다. 그건 그렇고
불펜의 경우 실내연습장에 5Lane, 야외 불펜장에 7Lane등 각 경기장을 제외하고도 12Lane이나 설치했는데요.
사실 설계 당시에도 조금 많은 느낌이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선수단 구성을 보면 투수가 3분의1에 가까워요. 다른 구장의 경우, 불펜이 3~4Lane 뿐이어서
Lane이 빌 때까지 러닝 등으로 대기하며 훈련순서를 기다리거든요. 뿐만 아니라
고참선수가 피칭을 하고 있으면 후배 선수들은 마냥 기다리거나, 후배 선수들이 피칭을 하다가도 선배가 오면
불펜을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허다합니다. 투수 입장에서 불펜은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특히 1,2군 선수들이 함께 하는 마무리캠프에서는 더욱 그럴 겁니다.


클럽하우스 쪽은 어떤가요?
락커룸이나 사우나는 1,2군 선수 전체가 동시에 사용하기에도 충분한 규모로 계획하였는데…


개인 락커 수량이나 샤워기 숫자도 충분하고 종류별 탕과 습식 사우나까지 설치된 사우나는 선수들이
피곤함을 씻어내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식당과 웨이트 트레이닝장은 남향배치로 가장 채광도 좋고 전망도 좋은 곳으로 배치해서
잠시라도 훈련에서 여유로울 수 있도록 계획했는데…


식당의 경우 선수들에게 남측 창가 자리가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꼭 식사가 아니라 커피를 마시더라도 창가 쪽 자리를 찾는데, 웨이트장은 남쪽 창가 러닝머신은 항상
비어있어요. 가끔 자리가 없어 창가쪽 머신에서 러닝할 때는 항상 블라인드를 내립니다.
눈부심이 심하고, 심리적으로 약간 산만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개인적인 훈련장소가 너무 개방되어 그렇군요.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아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선수들이 물리치료 받는 치료베드가 광장쪽에서 들여다보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숙소에 대한 느낌은 어떠세요?


샤워실과 화장실, 냉장고 등이 각 방마다 설치되어 있어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면 집처럼 느껴져 편리합니다.
수납 공간이 많은 것도 맘에 듭니다.


2인 1실이라 조금 좁은 느낌이기는 하지만 만족스러워요.


선수 숙소의 경우, Unit당 33㎡로 계획했는데, 이것은 미국과 일본 등 다른 구단의 숙소면적을 벤치마크하여
평균치를 적용한 것입니다. 다소 좁아 보이는 것은 TV장, 수납장 같은 가구가 많아 그리 느껴지는 듯 하군요.
수납공간이나 세탁실 같은 공간은 어떤가요?


부피가 큰 야구장비들은 대부분 1층 락커룸 내 공용 장비실에 둡니다. 숙소 내부에도 수납공간이 충분하지만
개인장비들은 각 층에 마련된 트렁크 보관소에 보관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개인적으로 숙소마다 발코니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숙소 부분에 발코니를 두지 않은 것은 개인 세탁물을 널어 둔다든지, 개인 물품 적재, 흡연 클럽하우스
내부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연 등으로 인해 전면에서 보여지는 경관적 측면에서 의도적으로 설치하지 않았어요.
조금은 불편함이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어 빨리 1군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어요?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챔피언스 파크 설계를 시작한 재작년부터 LG트윈스의 성적이 부쩍 좋아졌어요.
작년에는 패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챔피언스 파크의 효과가 벌써 시작된 것 아닌가요?
부디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배출하는 ‘쌍둥이들의 요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류택현 선수도 1군에서 멋진 활약 부탁드립니다.


이전의 구리구장을 생각하면 이곳은 신천지입니다. 너무나 훌륭해요.
이런 환경에서도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각오하라고 선수들에게 말할 정도입니다. 여러모로 선수들의 훈련패턴
이나 경기조건에 맞추어 챔피언스 파크를 설계해 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구단의 배려에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선수 입장에서 1군 못지 않은 시설에서 훈련하는 것은 행운입니다. 하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1군에서
플레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2014년12월 2일, 류택현 선수는 32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코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류택현 코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김태완 이사
(주)간삼건축 설계1본부
체육.전시.문화시설 전문가로서 한화이글스 퓨처스구장, 태안 골든베이CC, 대구 꽃담CC(구 세인트웨스턴), 부
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대구 종합전시장(EXCO) 2차, Aquaplanet Ilsan 등을 설계했다. 그는 다양한 관계에 놓
인 건축을 조화롭게 엮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건축가이다. 주변과 대지, 이용자 간의 관계 등이 가장 조화로
울 때 비로소 공간과 건물이 된다고 말한다

최동수 코치
LG트윈스 잔류군 코치
중앙대 학사를 졸업한 후, 1994년 2차 4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되었다. LG 트윈스(1994~2010), SK 와이번스
(2010~2011), 그리고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재 LG 트윈스 잔류군 타격 및 배터리코치로 활
약하고 있다. 2002년 한국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류택현 선수
LG트윈스 투수
휘문고 동국대를 졸업한 류택현 선수는 1994년 1차 지명을 받고 OB 베어스에 입단, 1999년 LG 트윈스로 이적했
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한국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로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7월 16일 사직 롯데전
에서 프로야구 통산 최다 홀드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900경기 이상을 뛴 투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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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December, 2014 / vol.39
  • Main theme

    Sports Facilities(Baseball facility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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