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 중앙도서관 _ 건축가 정형철
제 13회 Gansam Design Award 장려상 수상
2012년 봄, 세종로호텔을 마치고 담당한 프로젝트가 ‘광주과학기술원 학사과정 2단계 및 대학원기숙사’이다. 중앙도서관을 비롯해서 기숙사, 실험실, 기혼자 아파트 등 다양한 시설을 동시에 설계해야 했던 복합 프로젝트였던 셈이다. 다양한 종류의 건물을 동시에 계획해야 했기에 쉽지 않았지만 그 중에서도 핵심 시설인 중앙도서관의 계획에 신경을 많이 썼던 프로젝트였다. 현상설계 기간도 짧았지만 당선이 되더라도 6개월 만에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납품해야 하는 스케줄이 정해져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그림(현상설계 계획안)이 실체(준공 작)가 되어야 했기에 설계자의 입장에서 실제 건물로 구현이 어려운 디자인을 제안하고 싶지는 않았다. 더욱이 제한된 인원, 짧은 시간, 다양한 시설의 건물 등의 조건으로 인해 팀 모두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프로젝트를 풀어나갔다.
학교 건물은 기존 캠퍼스의 질서와 재료를 감안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광주과학기술원의 기숙사와 실험실의 경우, 기존의 1단계를 거쳐 2단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기존 건물의 질서를 유지하되 거주 환경을 극대화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대학원 기숙사와 기혼자아파트 역시 배치를 통한 조망 확보와 프라이버시 유지를 고려하여 진행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했던 것은 역시 중앙도서관의 배치였다. 대학원과 학부 시설의 중심부에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었던 관계로 양립하는 두 영역 사이에 방향성을 가진 건물을 계획하면 기존 건물들에 묻혀 획일화되어 보일 수 있었으므로 광주과학기술원 중앙도서관은 방향성이 없고 모든 시설을 감싸주는 캠퍼스의 중심이 되기를 의도하였다. 이에 따라 캠퍼스 중심이 되는 원형 매스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또한 기존의 학교 건물 대부분이 벽돌과 금속 재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도서관의 외벽은 석재로 계획했다. 원형의 형태와 석재 마감의 조화로 중앙도서관은 캠퍼스 내에서 더욱 돋보이는 건물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올해 초, 광주과학기술원 도서관 및 기타 건물들이 준공되었다. 광주과학기술원의 중심은 본관에서 중앙도서관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어 학생들의 동선도 이에 따라 달라졌다. 의도했던 공간이 실제로 구현된 모습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설계자로서 조금 더 꼼꼼하게 보지 못했던 부분은 아쉬움이 생겼던 반면, 의도했던 방향으로 구현된 모습에선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중앙도서관에 대한 학생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도서관 관계자의 좋은 평가를 듣고 나서 3년 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교 건설 팀과 많은 협의와 회의가 이루어졌는데, 야근과 철야의 결과물들에 대해서 설계자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고, 우리의 디자인 의도에 귀 기울여 주셨기에 프로젝트에 더욱 애착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 보다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이태상 이사와 팀원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음에 안도감을 느꼈다.
건 축 가 정 형 철 / ㈜간삼건축 설계2부문 팀장
그는 건물과 주변의 조화, 대지와의 만남에 고민하며 합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가이다. 현재 두산그룹 첨단연구단지, 북 인천세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앙 대학교 마스터 플랜, 대통령 경호실 안전교육원, 경인의료재활센터병원, 경포대 현대호텔, 세종로 호텔, LG 인화원 리모델링, 광주과학기술원 학사과정 2단계를 설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