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stainability of the near future
한화미래기술연구소 _ 건축가 신명선
한화미래기술연구소는 공간별 특성에 따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다양성Diversity, 유연성Flexibility의 관점에서 설계를 진행하였다. 그 중에서도 시대적, 경제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은 이 연구소 건축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환경에 대한 부하를 최소화하고 적은 에너지로 높은 효율을 내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은 건축 설계에 있어서도 필수적인 주제가 된 지 오래다. 지속 가능성은 지구 환경을 보호한다는 대의가 아니더라도 건축물의 장기 운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건축적 대안 찾기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설계로 지은 업무 공간은 기업의 공간에 대한 수요를 줄이고 탄소배출량을 절감한다. 또한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는 사무실 근무자들은 조명, 온도, 공기의 질과 같은 요소들을 근무 만족도의 중요한 요인으로 보기 때문에 직업 만족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변화에 민감한 연구소 건축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의 연구소는 지속 가능한 설계가 기획 단계서부터 세밀하게 적용되어야 할 주요 대상이다. 기업은 경쟁을 해야 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빨라야 합니다.라는 한화 공종욱 상무의 말처럼 기업의 연구소는 시대적, 경제적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시로 연구 과제가 주어지고 그에 따라 연구 조직이 바뀐다. 그런데 연구소의 물리적 구성이 이러한 변화에 적시 대응하지 못하고 매번 신축을 해야 한다면 시간적, 비용적 손실은 물론이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경쟁에서 도태되어 기업의 위기에까지 몰리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소 건축에서 지속 가능성이란 에너지 및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협의의 관점을 넘어 시대적, 경제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구조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것이 연구소의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주목받는 이유다.
확장된 관점의 지속 가능성
살아있는 구조체로서 연구소는 어떠해야 할까? 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2030년이 되면 현재의 대학생들이 전공한 학과의 60%가 직업군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산업구조에 일대 변혁을 가져다 줄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설계팀은 한화미래기술연구소의 개발자들과 일반업무 종사자 등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집중 인터뷰를 실시했다.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연구 목적과 대상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실제 근무자들의 의견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연구소 건축에 가장 요긴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통해 설계팀은 수십 개의 워크스테이션, 여러 개의 개방형 구역, 그리고 모듈화된 실험 공간 등으로 구성된 연구소 설계안을 도출하였다. 유연한 구조Flexibility와 융통성Adaptability을 고려했음은 물론이다. 업무 공간과 곳곳에 배치된 오픈된 공간에서 개인과 협업그룹 간의 상충되는 니즈를 절충해내고 연구소 조직의 역동성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것이 한화의 기업 문화에도 부합하는 결과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무엇이 창의성을 촉진하는가?
특히 개방과 단절, 협업과 집중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개방과 공유가 창조성을 더 고취시키는가 아니면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자기 성찰이 혁신의 촉매가 되는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 시대는 확실히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연구가 대세다. 하지만 협업이 중요한 만큼 연구자 개인의 집중력과 깊은 자기 성찰에서 오는 창조적 성취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한화미래기술연구소에는 개방형의 협업 공간을 조절하는 장치를 설계하였다. 충분한 개방성을 제공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이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업무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구역을 곳곳에 설치한 것이다.
근거에 기반한 디자인 전략
한화미래기술연구소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연구원보다 해당 분야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어렵고 보안 문제로 실험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그들이 납득하고 만족할 만한 공간과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설계팀은 각 연구 분야에 대한 공부와 함께 연구의 성격, 특성, 실험 장비, 실험 행태, 연구자들의 성향 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명확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나갔다. 이러한 설계 프로세스를 통해 점차 미래지향적 연구소의 모습이 갖추어져 나갔다.
1_ Urban Scape: 도시와 환경을 생각하는 한화미래기술연구소는 새로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2_ Urban gesture: 보행 및 휴식 공간은 도시와 시민을 위한 한화의 배려다.
3_ Urban facade: 에너지세이빙을 고려한 파사드 계획은 친환경 연구소의 아이덴티티를 제공한다.
신 명 선 설계2부문 이사
One은 하나이기도 하지만 하나, 하나를 묶은 더 큰 하나를 뜻하기도 한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하나의 공간을 더 큰 의미의 하나가 되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건축가다. 대구EXCO 증축, 연세대 백양로 지하 개발, 연세의료원 우리라운지, 두산인프라코어 R&D센터 등을 설계했고, 현재 삼성SDS 데이터센터, 대우조선해양연구소, 두산그룹첨단연구단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