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d for diversity
한화미래기술연구소 _ 인테리어 장봉수
기술의 발전은 오피스 풍경도 새롭게 변모시켰다. 철저한 분업과 효율을 강조하던 제조업 시대의 오피스 공간이, 디지털 혁명을 지나 협업과 융합의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기업 고유의 정체성을 디자인에 녹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은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한화미래기술연구소를 디자인하면서 시작된 질문들이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평균 수명은 20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디자인 수명만 놓고 보면 훨씬 짧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기업 오피스 공간의 디자인 수명을 평균 2~3년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나와 인테리어팀에 주어진 과제였다.
사회적 공간이 된 오피스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한편 오피스 풍경도 새롭게 변모시켰다. 과거의 오피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던 다양한 컨텐츠를 포함한 공간들이 오피스 내에 속속 자리하고 있다. 철저한 분업과 효율을 강조하던 제조업 시대의 오피스 공간이, 디지털 혁명을 지나 협업과 융합의 시대로 전환되면서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미래기술연구소는 기술과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맞춰 기능이 특정된 공간뿐 아니라 다기능공간Multi-Function Space을 충분히 제공하여 다양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양한 니즈를 수용하다
공간 전체에 패치워크 타입의 인포멀 미팅존Informal Meeting Zone을 배치하여 오피스 내 어디서나 업무와 회의, 소통과 휴식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다. 또한 2층에서 6층까지 건물의 코너 부분에 비영역적 업무 공간을 설치해 연구소 건물 내에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공간을 충분히 제공하였다. 한편 심플한 디자인과 복잡하지 않은 마감재 계획은 장기적인 운영에 있어서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 단순히 공간의 유연성과 융통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된 공간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단계에서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사용자들을 위한 최적화된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추후 변경으로 인해 발생될 비용을 최소화한 것이다. 여기에 기업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디자인을 건물 내외부에 일관되게 적용하여 기업 가치 제고에도 신경썼다.
업무와 생활의 균형을 찾다
사무실 근무자들은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를 업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사실상 제2의 집이다. 업무 공간을 디자인할 때 공간이 그려지는 생김새에만 집착하기보다 공간과 함께하는 모든 것들에 천착해야 하는 이유다. 공간 자체의 모습보다는 공간을 직접 사용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사용자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고 그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공간 자체의 물리적인 장식보다는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및 그 공간에서 예상되는 행위에 집중해야 한다. 나와 인테리어팀은 이 연구소를 디자인하면서 공간을 직접 사용하는 사람들이 겪게 될 경험에 집중하였다. 사용자들 간의 새로운 관계 형성이나 다양한 스토리들이 과연 어떻게 업무 생산성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도 고민하였다. 그 결과 향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공간 계획과 함께 사용자들의 기호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공간을 연구소 곳곳에 배치할 수 있었다. 덕분에 통상적인 업무 공간 이상의 가치를 구현했다고 자부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디자이너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건축물은 한 번 지어지면 향후 수십년을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의 평가를 받게 되므로 디자이너는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을 진행하면서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진심을 담아 오래오래 사랑받는 연구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장 봉 수 GDS 이사
GDS(Gansam interior Design Studio)이사로 재직 중이다. 베트남 다낭리조트,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스파 등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한국교직원공제회관 사옥, LG U+용산, 국가핵융합연구소, 홍천블루마운틴 C.C, 안양골프클럽하우스, 아쿠아플라넷 일산 등을 디자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