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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학교 80주년기념관

건축가 양명석

             

 

오래된 기억에 쌓인 흔적
광운대학교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선무선강습소를 전신으로 설립되어 IT를 기반으로 8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지속해 온 작지만 특색 있는 대학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함께 수많은 인재와 연구 성과를 배출해 온 광운인의 자부심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켜켜이 누적되어 왔으며,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광운대 캠퍼스의 물적 토대는 시간의 무게에 의해 한계에 봉착했다. 부지는 확장을 모색하기에는 제한적이고, 기존 건축물들은 대학 특유의 유대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차량과 사람들로 혼란스러운 캠퍼스는 공간을 분리시키기에 이르렀다. 광운대학교는 이러한 한계를 새로운 건축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변화에 대한 기대와 건축가의 역할
설계와 공사 기간을 모두 합치면 5년여의 시간을 광운대와 함께 보냈다. 현상설계를 했고, 캠퍼스 전체 구조와 기존 건축물, 프로그램을 파악하고 설계의 목표를 공유해야 했다. 구체적 목표는 아주 천천히 도출되었다. 공유했던 목표와 설계안은 현실 여건에서 받아들여졌다가도 사라지기 일쑤였고, 다시 갱신되기도 했다. 그러나 목표는 현장 상황과 맞지 않는 이야기와 사례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 정도의 시간을 묵묵히 함께했기에 얻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공유된 목표 의식은 사업 추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설계의 목표
현재 캠퍼스의 물리적 한계에 대한 개선책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해결책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구체화된 것은 학교 구성원들의 유대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나를 회복해냈다.)
먼저 80주년기념관을 통해 지나온 80년을 기념하고 앞으로의 80년의 비전을 공유하고 열정을 돋우는 유대감을 회복하고자 했다. 특히 광운학술정보관을 학교의 중심 공간으로 설정하고 학생 모두가 이곳에 머물러 소통하고 학습하면서 공동의 정서를 자연스레 체화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하게 했다. 또한 본관과 비마관 등 신축 건축물로 둘러싸인 다분히 상징적인 광장과 구성원 활동의 중심이 될 실용적 광장을 회복함으로써 캠퍼스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소로 만들었다. 정문은 새로이 조성해 지역 사회와의 유대감을 회복하는 매개체로 삼았다.

 

 

목표의 현실화
우리는 캠퍼스에서 안전과 걷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 자동차의 수용이라는 물적 토대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다. 지하 주차장을 2개 층에 걸쳐 만들었고, 광운로에서 직접 연결시켰다. 상부에는 도서관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광운로변에는 열람실과 사무실이 투명하게 노출된다. 그 위로 80주년기념관이 광운라운지를 매개로 놓이고 도서관 프로그램의 상부에는 잔디광장과 중앙광장을 레벨을 달리해 조성했다. 동선은 두 개의 광장과 단절되어 있던 학교의 외부 공간을 조직하기위해 고군분투했다. 발주처, 감리, 시공팀의 구성원과 함께하는 시공 과정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정이었다. 설계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이 힘겨웠던 만큼 그것이 구현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더욱이 광운인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이 되살아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어 기쁨은 더 커졌다.

 

 

 

 

양명석    설계2부문 이사
기획부문에서 각종 개발사업의 기획 업무를 진행해왔으며, 현재는 동부산테마파크사업 기획 및 설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천문화예술회관, 동국대영상센터 기획 업무, 디지털시티 지하광장 및 공원, 기업은행 BPR센터 등의 현상설계와 서귀포해양경찰서 설계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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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March, 2017 / vol.45
  • Main theme

    Educatiion fac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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