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교직원공제회관_ 건축가 문성준
ARCHITECT Moon Sung Jun
한국교직원공제회 본부 설계에 있어 중점을 둔 사항은 무엇인지알려주세요.
한국교직원공제회는 74만 교직원 회원들의 복지와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대규모 기관입니다. 특히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는 공제회의 중심이 되는 건물로서 상징성도 크고 실제로 전체 조직의 컨트롤 타워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기관의 위상에 걸맞은 입면 디자인을 통해 공제회 임직원과 교직원 회원들의 자긍심을 더욱 고취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수익형 임대 빌딩으로서 임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를 설계하고자 했습니다.
본사 사옥과 임대 오피스는 설계부터 다를 것 같은데요.
설계 접근부터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몇 가지 예로 보면 전체 공사비, 전용 면적 기준, 부대시설 규모, 휴게 공간 등 설계 진행에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옥인 경우에는 사용 인원과 부대시설 등 규모를 판단하여 설계에 반영합니다. 반면 임대 건물은 다양한 업종과 업무 형태를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분리 사용할 수 있는 코어 계획과 업무 공간 배치에 따른 스팬 계획을 세워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합니다.
특별히 건축주 측에서 요청한 사항은 무엇인가요?
건축주 측에서 제시한 지침에 따르면 한국교직원 공제회의 기업 이념을 충분히 반영한 쾌적하고 능률적인 업무 공간을 구축할 것과 미래 지향적인 비전이 곳곳에 녹아든 친환경,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을 요청했습니다.
건축주라면 누구나 바라는 사항인 것 같은데요. 공제회만의 특화된 설계랄까, 공제회만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교육 가족을 위한 공제회 건물은 무엇보다 교육적 가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공제회가 교육 가족의 노후 생활 동반자라는 점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큰 테마로 삼았습니다. 재직 중에 조금씩 대비한 자금으로 퇴직 후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직원 공제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죠. 마치 씨앗에서 자라나 넉넉한 그늘과 탐스러운 열매를 주는 나무처럼 공제회도 교육 가족의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조직이므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컨셉으로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업무용 빌딩이 즐비한 여의도에서도 눈에 띄는 외관입니다.
아마 건물 외면의 테라코타 루버 때문일 겁니다. 방향에 따라 돌출된 각도나 크기를 다르게 반영했거든요. 4~5층마다 적용된 분절이 있는데 마치 나무가 여러 방향으로 계속 자라나는 모습을 연상케 해 입면에 독특함을 더합니다. 눈에 띄는 외관은 외부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효율적이죠. 임대 빌딩으로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은 내부 설계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최적의 업무 환경을 갖추기 위해 2~3층을 수직으로 트고 투명 유리 커튼월로 입면을 마감한 휴게 공간이 각 층마다 두 군데씩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무 공간은 2.9m의 층고를 유지해 쾌적함을 더했고,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지하 상업시설과 도시인을 위해 제공된 외부 조경 공간은 확실한 임대 경쟁력을 갖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특히 여의도 역세권에 위치한 훌륭한 입지는 프라임급 오피스로서 손색없는 경쟁력이 됩니다.
기업의 업무 환경 구성과 부동산 정책(임대 면적)은 언제나 상충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를 조율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오피스 설계는 전용과 공용 공간의 비율이 중요합니다. 업무 환경 개선과 임대 수익 극대화를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획 시에 비율을 따져봐야 하거든요. 특히 1인 업무 면적 기준, 부대시설 규모 및 종류, 휴게 공간 등은 업무 환경 구성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이번 계획에서도 중점 사항에 대하여 몇 가지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첫째, 1인 업무 면적 사용 기준을 마련해 적절한 휴게가 가능한 공간을 사무실 층에 만들어 근무 환경을 개선했고, 둘째, 사무 공간에는 바닥 공조를 적용하여 공기 풍량을 개선했으며, 셋째, 각 층별로 2개 층씩 오픈된 공간을 확보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했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한 배려가 있다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하루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실내 사무실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비단 직장 생활뿐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하는 공간에 대한 개선은 필수적이라 봅니다. 공제회 건물에는 고층 오피스라는 점에서 접근이 용이한 옥상 층에 조경이 아름다운 휴게 공간을 배치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나무 그늘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기 생산용 태양광 집열판을 옥상 상부 전체를 덮어 시원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저층 거주자들을 위해서는 1층 외부 조경 공간에 수공간과 낙수대가 있는 공개 공지, 측면에 위치한 필로티형 조경 공간을 만들어 언제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건물 후면에는 인접 건물과 충분히 이격된 후정 조경 공간을 배치했고, 전면과 후면에 있는 썬큰을 통해 지하 1, 2층 상업시설과 연계되어 있습니다.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협업과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업무 환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구성원 간 협업을 지원하는 시설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공제회가 사용하는 5개 층 중 23층에는 카페테리아와 미팅룸이 배치되어 각종 회의와 중소 규모의 세미나를 언제든 열 수 있습니다. 필요 시에는 이 공간들을 집중 회의나 프리한 업무 공간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사무 공간 사이사이에는 간소한 미팅을 가질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협업과 직원 간 네트워킹을 돕게 됩니다. 24층부터 26층에 있는 사무 공간 양쪽에는 타 부서와 협업과 단합이 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오픈된 공간이 많은 것 같은데 개방성과 사생활의 균형을 위해 특별히 배려한 부분이 있나요?
공제회 건물은 전용과 임대 공간이 혼재되어 있고 지상 1, 2층, 지하 1, 2층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됩니다. 유동 인구는 저층에 집중되는 것이죠. 저층 시설들을 유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하에서 지상 2층까지 운영되는 셔틀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상 1층에서 지하 1, 2층까지 운영되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1층 로비에서 각 층으로 이동할 때는 스피드 게이트를 통과하게 되며 각 사무실로 들어가는 게이트에는 보안 시설이 설치되어 허가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개방된 공간의 개방성은 극대화하고 사적인 공간은 업무의 효율성 높일 수 있게 차단했습니다.
스마트 기기와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고정된 사무실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사무실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모바일 혁명은 획일적인 사무실 모습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는데요, 그럼에도 사무실에 대한 니즈가 계속되는 건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문화적인 접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사무실은 협업과 교감을 위한 공간으로 계속 진화하게 될 겁니다. 또한 사무실이라는 중심이 될 수 있는 공간이 주는 효율성과 업무 트렌드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예전 사무실은 획일화된 레이아웃 Layout과 높은 밀도의 공간, 고개 숙인 직원들의 모습이 전부였죠. 사실 고개를 숙이는 업무, 다시 말해 개인의 집중 업무는 굳이 사무실이 아니라도 이동하는 차 안에서,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가능합니다. 사무실이 필요한 이유는 실무자들이 고개를 들고 마주 앉아서 하는 커뮤니케이션에 있습니다. 오픈 스페이스와 자유롭고 창의적인 레이아웃, 협업을 강조하는 인테리어 트렌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죠.
교직원공제회는 임대 층에도 에코박스(Eco-Box)가 설치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에코박스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편안히 휴식을 취하거나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자유롭게 업무를 보는 공간이죠. 업무 효율 향상을 꾀하는 시설이므로 이런 공간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적극적이고 다양한 임대 정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곧바로 임대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공연장과 연계된 복합 상업문화 공간이 이색적입니다. 고객 유입과 상권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공제회는 여의도역 반경 50m 정도에 위치합니다. 최초 계획 시에는 지하철 연계도 고려되었지만 공공의 성격을 갖고 있는 공제회 측의 의견으로 배제되었습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유동 인구가 지나가는 곳이기에 외부에서 내부로 연계되는 썬큰을 앞쪽과 뒤쪽에 각각 만들어 접근이 용이하게 했고, 지하 2층 상업시설과 함께 공연장을 배치해 특색 있는 상권을 만들었습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이색적 상업 공간을 배치하였기에 주변 상권을 주도할 것으로 봅니다.
이전에도 우리은행 콜센터, 골프존 사옥, 두산분당센터 등 여러 작업을 해오셨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여러 오피스 관련 건축물을 설계해왔지만 사옥, 규모, 위치, 공사비, 임대형 사옥 여부에 따라 평면 및 입면 디자인에서 최초의 컨셉트와 차이가 생기는 것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발주처의 기준에 따라 계획이 많이 달라지는 것이죠. 그래도 설계 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곳에서 생활하게 되는 거주자들의 업무 효율성과 편의성입니다. 이를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 첫째, 사옥, 임대, 업무 성격, 직원수 등을 검토한 후 정교한 엘리베이터 교통량을 산정하여 효율성이 높은 오피스, 둘째, 기업이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보일 수 있는 입면 디자인, 셋째, 적절한 부대시설과 공용 면적 배분을 잘해 여유 있는 휴게 공간 배치입니다.
건축물의 주인은 사용자들일 텐데요, 이 건물을 사용하게 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공제회 건물은 녹색인증 최우수등급, 에너지 효율 1등급, LEED등급 SILVER를 획득한 건물입니다. 인증 획득뿐만 아니라 각 방향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보안한 수직 루버의 디자인을 실제 적용한 친환경적으로 매우 우수한 건물입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업무를 본다는 것이 행운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이 건물이 설계 시 생각했던 것처럼 친환경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길 바랍니다. 또한 이곳에서 일하게 될 모든 분들이 각 공간이 가진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고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문의: 홍보팀 02-3407-1243, 1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