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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LG사이언스파크_ 건축가 진교남

ARCHITECT Chin, Kyo Nam

 

 

 

LG Sciencepark, Convergence and integration R&D cluster
LG Sciencepark, 최첨단 융복합 R&D 센터

 

 

오늘날 과학과 산업계를 선도하는 힘은 폭넓고 능동적인 사회성을 기반으로 한 연구원들이 다양한 지식과 발상을 활발히 교류할 때 생성된다. 과학자와 엔지니어들 대다수는 자신의 전문성과 연구 분야의 특징은 물론 다른 분야의 연구 특성과 장점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호 간에 협력할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새로운 연구 방법을 모색할 수 있으며 특수 시설과 장비의 활용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회성을 고양하는 방법에는 ‘사회성이 강한’ 건축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성이 강한 연구소 공간의 특징은 연구 및 실험실을 위요하는, 여러 형태로 구현되는 교류의 공간들이 연구원들의 거주 환경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성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는 데 있다. 물론 연구소 설계에는 과학 기술 연구를 위한 첨단 장비와 이를 뒷받침하는 전기 및 기계 설비, 수시로 변하는 연구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적 유연성이 고려된 계획이 수반되어야 하지만 연구와 실험이라는 행위도 기본적으로 연구원들의 생활의 과정이요 방식이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교류와 소통 행위를 상정하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간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실제로 여러 형태의 미팅과 강연을 위한 장소, 연구원들의 휴식과 편의를 위한 공간처럼 사회성 짙은 장소들을 제공하는 것은 다양한 분야 간 지적 교류와 창의적 대화를 촉진하게 되는데, 이는 다시 연구원들의 융복합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켜 결국 연구 성과로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연구원들의 생활의 질이 연구 성과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LG사이언스파크는 국내 최대의 ‘융복합’ 연구 단지다. 이곳에서 LG그룹의 8개 계열사 2만여 연구 인력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함께하게 된다. 설계 초기 우리 팀은 이 부지에 융복합적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 속에서 다시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는 지식과 기술의 용광로 같은 곳을 꿈꾸었다. 거대한 규모의 건축 안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구성원들이 서로 활발하게 교류하게 되면 개개인의 생각이 뒤섞여 상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였다.

 

설계 목표는 기획 단계부터 명확했는데, 미래 시장을 선도할 유능한 글로벌 인재들이 연구하고 일하고 싶은 최고의 시설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전 세계 첨단 연구소에서 다양하고도 전문적인 경험을 했던 인재들이기 때문에 국제적 표준, 아니 그 이상의 목표와 기준을 건축물에 담아내야 했다. 이러한 목표는 세 개의 핵심 개념으로 요약된다.

 

첫째, 가변적 유연성이다. 이는 날로 다양해지는 연구 및 실험의 방식과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의 시설과 환경이 무엇인지 밝히고 현재에 머무르지 않으며 미래의 변화된 요구에 신속하게 적용 가능한 공간과 시설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소 계획에서 전기나 전자 분야를 연구하는 ‘Dry Lab’, 그리고 생물과 화학 계통을 연구하는 ‘Wet Lab’의 특성은 연구소의 기반 시설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각 특성에 맞게 계획된 기반 시설은 특정한 연구 및 실험 활동이 가능한지에서부터 연구의 질과 성과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반 시설을 마스터플랜 초기 단계부터 고려해 Dry Lab계열의 연구소 영역과 Wet Lab계열의 연구소 영역을 두 개의 ‘R+D CORE’로 병치했고 그 중심부에 융합적 교두보인 통합지원센터와 공동실험센터를 계획했다. 각 연구 및 실험동은 다양한 실험에 최적화된 모듈 시스템을 적용해 장비와 실험실의 배치가 가변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경계를 허무는 융복합 개념의 도입이다. 이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곳은 전체 면적 1,114,809 제곱미터, 지하 4층 규모의 지하 공간으로, 20개의 연구 및 실험동을 하나의 Mega Service System에 통합했다. ‘Circus Maximus’(로마시대의 타원형 마차경주장)를 연상시키는 지하 순환 통로와 이에 연결된 전기 및 기계 설비, Delivery 시설, 폐기물 시설, 연구소의 다양한 복지 시설은 여러 개로 나뉜 지상 건물을 단일 서비스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며 전체적인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지하 시설의 통합으로 인해 지상 레벨에서 각 연구소 사이의 불필요한 연결 부위를 모두 제거할 수 있었으며, 건물 사이에는 지하로 연결되는 선큰가든, 지상의 산책로, 식재 및 휴게 공간으로 전체 외부 공간를 아우르는 지상과 지하의 최적화된 입체적 자연환경을 조성했다. 그 중심부에 연구소 핵심 시설인 공동실험센터가 통합지원센터와 연결되어 있다. 공동실험센터 내에는 고가의 최첨단 실험 장비와 클린룸 같은 특수 실험실이 있다. 특수 실험 및 분석실은 공동 연구와 첨단 장비들의 공동 사용에 효율적이며, 연구원들의 자긍심이 되기도 한다. 공동실험센터와 함께 사이언스파크의 국제적 산학협력과 융복합적 교류의 중심이 되는 곳이 통합지원센터다. 통합지원센터는 단지 내의 모든 협업과 연구원들의 생활을 지원해 주는 행정 및 복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대규모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퍼런스 시설, 그리고 그룹 계열사들의 대표 제품을 전시하는 기업 홍보관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친환경성이다. 사이언스파크는 도심 속에 있는 연구소라서 실험에 따르는 환경 영향과 관리는 설계 초기부터 주요 관심사였다. 친환경적 설계는 위와 같이 조경을 통한 자연 친화적 환경 조성 외에 수많은 기술 집약적 시스템이 계획되었는데, 단지 전체의 에너지 효율성에서부터 실내외 공기와 물의 소비, 그리고 배출량과 질의 관리가 핵심이다. 우리는 설계 시부터 국내 친환경 인증 기준과 미국 친환경 건축물 인증 기준 (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에 우수와 최상 등급을 적용했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한 쾌적한 에너지 절감형 인테리어 공간과 조명이 설계되었으며, 마감 재료 또한 생산과 후속 과정에서 저탄소 배출이 고려된 재료를 적극 적용했다.

 

흔히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기존의 것들은 사라질 거라고 말한다. 특히 연구소는 온갖 첨단 장비들로 둘러싸인 비인간적 공간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의 삶이 담긴 기존의 공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 삶을 닮은 공간이 더 강조되는 사례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LG사이언스파크의 모습이 그렇다. 단지 곳곳에 있는 사회적 공간들은 연구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오랜 탐구를 통해 탄생되었는데, 이는 다시 연구소라는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누구라도 사이언스파크에서 사회성 짙은 공간들을 경험해 보면 특색 있는 생활 공간으로서 연구소의 역할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마치 첨단 기술로써 고객의 삶을 재정의하는 LG의 비전처럼 말이다.

 

The strength that leads today’s science and industry circles is generated when researchers actively exchange knowledge and ideas based on broad and active sociability. Most scientists and engineers understand not only their own expertise and the characteristics of their respective research fields, but also the characteristics and strengths of other fields. They can seek new research methods whenever they are given the chance to cooperate with each other and have the ability to actively utilize specialized facilities and equipment.

 

One of the most effective ways to uplift sociability is to provide architectural spaces that strongly promote sociability. The characteristic of research spaces that strongly promote sociability is spaces of convergence and exchange, which are embodied in various forms and surround laboratories, enhance the quality of researchers’ working environment, while naturally facilitating sociability. Surely, any research space must involve advanced equipment for the research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the electrical and mechanical facilities that support such equipment. Advanced architectural plans that allow for spatial flexibility to cope with frequently changing research projects are also necessary. However, since research and testing are basically the process and the method of living for researchers, they generate various forms of exchange and communication within the laboratory. This is the reason a new perspective is required for architectural planning of laboratories. Providing highly social spaces, such as places for various forms of meetings and lectures, and places for researchers to rest and for their convenience, promotes intellectual exchange and creative conversations between various fields. This, in turn, enhances the ability to reason in terms of convergence and integration and ultimately results in research efficiency and improved outcomes. The fact that the quality of life of researchers is directly related with research outcomes has already been established.

 

LG Sciencepark is Korea’s largest ‘Convergence and Integration’ research complex. It is an advanced open research institute where over 20,000 researchers from eight affiliates of the LG Group will work together to develop the source technology to lead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The design team initially dreamed of a place like a blast furnace, creating converged and integrated living through the space and encouraging research through convergence and integration within that living arrangement. If a countless number of researchers can actively exchange and reach consilience within a huge building structure, they will be able to create results beyond the imagination. The design team imagined the people who would use the space for this. The idea is eventually obtained based on how people would use the space, which is always the main problem to solve through architecture.

 

The goal of the design was quite clear from the planning stage - to develop the best facilities and environment in which competent global talent would want to engage in research and their work. As they were talented people who had various professional experiences in advanced research institutes around the world, the buildings had to meet or exceed international standards.

 

This goal can be summarized into the following:
First, variable flexibility. This is to determine the best facilities and environment to meet various research and test methods and objectives and create spaces and facilities that can quickly adapt to the changing needs of the future, instead of settling with what is available now. The characteristics of the 'DRY LAB' which researches electricity or electronics, and of the 'WET LAB', which researches biological and chemical fields, are factors that determined the basic infrastructure of the research institute in the planning stage. The facility and infrastructure planned for each characteristic have direct influences on whether specific research and test activities can be executed and on the quality and performance of the research. We juxtaposed the research area of the DRY LAB and the research area of the WET LAB to two 'R + D CORE', in consideration of the infrastructure from the early stages of the master plan, and placed the Integrated Support Center and Shared Laboratory Center in the center as the bridgehead for convergence. We applied a modular system optimized for various tests for each research and test building, so that equipment and laboratories could be rearranged as needed.

 

Second, the introduction of the concept of convergence and integration that pull down boundaries. The place that best expresses this concept is the four-basement facility, with an area of 1,114,809㎡, integrating 20 research and test buildings into a single MEGA SERVICE SYSTEM. The underground circulation pass, reminiscent of ‘CIRCUS MAXIMUS’ (the oval chariot racing arena of Rome) and all the electrical and mechanical facilities connected to it, delivery facilities, waste facilities, and various welfare facilities of the research institutes integrate with and control the structure, divided into a number of buildings above ground, with a single SERVICE SYSTEM to increase overall economy and efficiency. The integration of underground facilities can eliminate all unnecessary connections between research buildings on the ground and also provide the sunken garden between buildings leading to the basement, with trails on the ground, featuring an optimized three-dimensional natural environment above and under the ground that covers the entire outdoor space with trees and a lounge space. The Integrated Support Center and Shared Laboratory Center, key facilities of the research institutes, are placed in the center in connection with other buildings. The Shared Laboratory Center has expensive advanced test equipment and special test rooms, such as the clean room. Special test and analysis rooms are efficient for collaborative research and the shared use of equipment, and are also the pride of researchers. The Integrated Support Center becomes the center for international industry-academic cooperation within the Sciencepark, and the exchange for convergence and integration alongside the Shared Laboratory Center. The Integrated Support Center includes administrative and welfare facilities that support all collaborations within the complex, also providing conference facilities capable of holding large-scale international conferences. The Corporate PR Center exhibits representative products of the affiliates.

 

Finally, environmental friendliness. Since the Sciencepark is a research complex in the heart of the city, the environmental impact and control in relation to testing was of primary interest from the beginning of the design stage. As for its environmentally friendly design, we planned a number of technology intensive systems in addition to the development of a nature-friendly environment through landscaping. The key points of such systems were the energy efficiency of the entire complex, the consumption of air and water inside and outside the buildings, and the control of emission volume and quality. From the design stage, we applied excellence and the best grades of domestic environmental friendliness certification standards and America’s environmentally friendly building certification standards. (LEED;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 We  also applied pleasant energy saving interior spaces and lighting that uses the natural environment as much as possible. As for the finishing materials, we pursed the aggressive use of materials considered low carbon emitting in the production and subsequent processes.

 

People say that every time new technology emerges the old one would fade away. Especially, for a laboratory, people tend to imagine a nonhuman space surrounded by a variety of cutting edge equipment. However, the previous space in which contains human life does not vanish easily. On the contrary, as the technology develops we find those spaces emphasizing the resemblance to our lives more often. Just like LG Sciencepark. The social spaces dispersed around the complex were born from the long-term study of LG researchers’ lifestyles, which functions as a factor to give a new definition to a laboratory. After experiencing these social spaces of LG Sciencepark, you will find the importance of the role of laboratory as a unique living space. Just as LG’s vision redefines customers’ lives with its advanced technology.


건축가  진교남      
미국, 스위스, 일본의 해외 활동을 통해 세계 각국의 건축 특성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건축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가이다. LG사이언스파크를 총괄했으며, 한국은행 인재개발원, Aloft Seoul Gangnam Hotel, 명동성당권역 종합개발계획, 수원시립 아이파크미술관, 광주과학기술원 학사과정 2단계 등을 설계했다.

 

Architect Chin, Kyo Nam
He is an architect who understands the architectural characteristics of various countries, through his experience working in the USA, Switzerland, and Japan. He pursues rational architectural design based on his immense understanding in the field. He led the development of LG Sciencepark and has designed the Human Resources Development Center of the Bank of Korea, Aloft Seoul Gangnam Hotel, Myeongdong Catholic Cathedral Complex Master Plan, Suwon IPARK Museum of Art, Gwangju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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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October, 2018 / vol.47
  • Main theme

    Research Fac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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