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환자가 편안한 병원, 은평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건축가 정성훈
"은평성모병원에서는 대기 공간에서의 환자들을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도록 환자 친화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공간의 크기에서부터 사용 중인 가구와 각종 장비에 이르기까지 설계 접근 방식의 변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자연 채광을 끌어들이고 녹지 조망을 가능하게 해 환자들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을 갖도록 유도했다."
종합병원 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어떤 것일까?
수술, 응급실, 오랜 대기시간 등 다소 반갑지 않은 단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병원은 쉽게 다가가기에 낯설고 두려운 공간으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지금껏 대부분의 병원 설계가 부피와 효율의 관점에서 이뤄진 탓이 크다. 최근에는 병원의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 중에 있다. 설계의 주안점이 환자를 맞이하는 병원의 앞부분과 고객 서비스 측면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은평성모병원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환자들이 편안히 내원하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
찾아가기 쉬운 병원
병원 환경에서 내원객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현명한 접근법은 그들이 잘못된 길찾기로 인해 심화되는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다. 환자와 가족들이 처음 도착했을 때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볼 수 있도록 시설을 통해 안내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은평성모병원의 모든 진료실은 층과 색상, 그리고 번호 등 3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안내데스크에서 “3층 파란색 3번으로 찾아가세요”라는 안내를 통해 가고자 하는 진료실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파악되는 식이다. 이 방법은 각 층의 구성이 한눈에 드러나는 아뜨리움 형태를 취하고 있는 병원 구조에 있어서는 특히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동선이 복잡한 병원에서 좀 더 쉽게 원하는 목적지로 찾아갈 수 있다.
편안한 병원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내원객들이 공통적으로 불평하는 부분은 오랜 대기 시간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한번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접수, 진료접수, 진료, 약재, 수납의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 모든 단계가 대기라는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사실 종합병원에 가면 전체 진료시간 중 대기하는 시간이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의 대기실과 전반적인 대기 경험은 환자와 방문객들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긴 시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은평성모병원에서는 대기 공간에서의 환자들을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수 있도록 환자 친화적인 공간으로 계획했다. 공간의 크기에서부터 사용 중인 가구와 각종 장비에 이르기까지 설계 접근 방식의 변화를 꾀했다. 이를 통해 자연 채광을 끌어들이고 녹지 조망을 가능하게 해 환자들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을 갖도록 유도했다.
기술 진보, 의료법의 변화, 그리고 환자 중심 컨셉트의 추진력 덕분에 은평성모병원은 동시대 최고의 병원 환경을 구축했다. 새로 구축된 환경이 환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그들이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더 좋은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 성 훈
ARCHITECT
건축가란 건축주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하고 건축주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역할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17년간 설계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중학동 더케이빌딩, 나로우주센터, 은평성모병원, 오뚜기중앙연구소, 이연제약 충주공장 등 다양한 용도의 건축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