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갤러리아 광교
건축가 오지승
미래의 백화점
소비 패턴의 다양화와 이를 반영하는 상업 플랫폼의 다변화는 백화점 매장 설계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시계가 없는 무창의 대형 공간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하던 기존의 백화점 공식이 깨진 것이다. 온라인 마켓의 급성장과 이로 인한 오프라인 마켓의 둔화, 옴니채널의 필수화 등 백화점이 직면한 거대한 도전은 백화점 매장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닌 다양한 체험과 오락이 포함된 컨텐츠를 제공하는 장소로 변화시켰다. 백화점의 경우 작은 고급 상점들이 모여 수백 가지가 넘는 상품을 한곳에서 쇼핑할 수 있었던 공간에서 출발해 영화관, 공연장, 수족관, 수영장, 서점 등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한 집객 컨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모객과 수익성의 시너지를 유도하는 방식을 거치며 진화해 왔다. 앞으로의 백화점은 온라인과 차별화되는 오프라인만의 속성, 즉 사람들의 액티비티를 얼마나 잘 반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갤러리아 광교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휴먼 액티비티에 집중해 단순히 집객 테넌트를 유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활동하는 모든 공간과 매장 곳곳에서 쇼핑과 오락, 산책과 휴식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건축 공간을 설계했다. 예측 가능한 전통적인 방식의 쇼핑을 탈피하기 위해 백화점이라는 기본 골격 위에 새롭고 트렌디한 공간을 접목시킴으로써 갤러리아만의 브랜드 지향점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를 위한 건축적 해법으로써 창이 없는 백화점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루프 Loop라는 새로운 공간을 매장 외부에 배치했다. 이 공간은 전시, 쇼룸, 강연, 판매, 홍보, 공연 등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에 맞게 변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루프 속에서 벌어지는 고객의 액티비티가 외관 디자인과 내부 컨텐츠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상 1층부터 최상층까지 연결돼 다면체의 연속적인 띠를 구성하는 루프는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에게 예상치 못한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놀이터로, 때로는 휴식과 산책의 공간으로, 이미 지역의 명소가 된 갤러리아 광교는 트렌디한 공간 구성을 통해 국내외 오프라인 상업시설에도 많은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오지승 건축가
건축가 오지승은 교육연구, 업무, 숙박, 주거복합, 상업시설 등 여러 분야의 프로젝트를 두루 경험했고 현재는 상업시설 중심의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하나드림타운 설계공모, 영종도 복합리조트_IR 공모 WITH GKL, 송도 및 마곡 도시개발계획 등이 있다. 복합개발사업의 필수시설인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검토 및 진행에 참여했으며 수원컨벤션 지원시설용지 복합개발 PF 공모를 통해 주거복합, 호텔, 백화점, 아쿠아리움의 마스터플랜을 제안, 당선 이후 준공까지 갤러리아 광교를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