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환경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건축
페럼타워 건축가 김태성
김태성 본부장은 건축가로서의 소신이 돋보이는 간삼건축의 대표건축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이번에 설계한 페
럼타워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국내설계기술로 완성된 첨단빌딩건축으로서 지금까지의 여느 오피스빌딩과는
전혀 다른 업무공간으로 설계되어 완공 전부터 주변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페럼타워는 주변을 압도하는 화려
한 디자인이나 특정한 시공 공법이 두드러지는 건축물이 아니라 도심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사용자의 환경을 최
우선으로 배려한 건축물로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태성 본부장에게 페럼타워와 관련하여 오피스 설계에 대
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1. 동국제강 페럼타워의 건축적인 특징은 무엇입니까?
Ferrum Tower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대지에 대한 동국제강이 자리하고 있는 이 부지는 도시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이슈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도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곳은 을지로2가 도심
환경정비사업지역으로서 한쪽에는 삼각천이라는 물이 흘렀고 그 흔적들이 지형적인 옛 기억으로 남아 있으면서
도 새롭게 재편되어지고 있는 재개발지역인 것입니다. 또한 주변에 예술거리가 만들어지는 계획도 있다는 것으
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가지고 있는 사이트에 들어서는 대형오피스가 건축적으로 도시에 대해 어떤 역
할을 할 것인가는 다름 아닌 건축가인 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는 대지와 이
건물이 접하는 부분에 주변과 소통하는 길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도심에 건립되는 오피스 건축에 있어서 이
는 매우 어려운 과제임에 틀림없지만 저희는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건물의 코어와 건물의 메인 공간을 분리하
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공간을 분리하여 그 사이의 생겨난 공간에 로비를 만들고 그 로비가 그
사이를 이어주는 길이 되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두 개의 공간을 분리해 냄으로써 주변 대지의 대형 건축
물에 비해 다소 작아 보일 수 있는 Ferrum Tower의 전체 용적을 다소 커 보이게 하는 또 다른 효과까지도 거두
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도시에 대해 Ferrum Tower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은 건물 뒤쪽 외부에 작
은 문화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을 내부의 길과 연결하여 갤러리와 강당, 아트센터와 만나게 함으로써 대지 내부
를 순환하는 길을 만들어 주변과 수통하는 것으로 그 해답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Q2. 간삼건축이 제안하는 새로운 오피스건축은 어떤 것입니까?
기존의 오피스에 대한 생각은 업무만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었습니다만 현대건축에 있어서 오피스의 패러다임
은 많이 변화하였습니다. 그 변화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바로 창의적인 오피스라는 것이 중요하게 된 것 같습
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관계형성’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
피스 설계를 할 때 이런 것들이 어떻게 얻어질 것인가 고민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업무공간 이외의 커뮤니케이션
을 유도할 수 있는 공간들에 더 주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국제강 사옥에서는 이런 것 들을 위해 코어
와 오피스공간을 분리 하여 그 사이에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공간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엘리베이터 코어
에서 내리면 바로 업무공간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단계를 거쳐서 업무공간과 만날 수 있는 중간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개념을 가지고 설계했습니다. 이런 점들은 일반적인 오피스설계(평면)에서 벗어난 개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가장 효율적인 오피스만을 지향하기 때문에 오피스와 코어공간이 붙어있어 전용
률과 같은 것들을 높이려고 합니다만 간삼건축은 좀 다르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코어도 단순히 기능적인 요소
가 아니라 좀 더 다른 건축적 의미로 해석하여 얼마든지 재미있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Ferrum Tower는
코어부분이 유리로 되어있어 다른 건물에 비해 내부가 상당히 밝습니다. 또한 고층부에는 두 개층에 하나씩 웰
컴존들을 만들어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기술적으로 디테일이 다른 오피스가 아
니라 근본적으로 오피스에 대한 생각들을 다르게 해석해서 접근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에 오피스에 대한
진화된 생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개념으로 만들어진 오피스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피
스가 계속 이런 쪽으로 진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다른 오피스들도 그 공간이 크고 작음
에 상관없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다른 오피스를 만들 것인가 하는 생각과 배려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
다.
Ferrum Tower는 도심속의 대형빌딩으로서 어떤 공공의 역할을 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들을 많이 했고 그로인
해 다양한 공공공간과 갤러리, 홀과 같은 공용공간이 생기게 되었음을 앞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공간을 만들
고 그늘을 만들어 주면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Ferrum Tower는 이 곳에 길을 만들어 사람들이 올라오게 되면 갤
러리를 만나고, 그 길을 더 따라 가다 보면 공연장도 만나게 되는 그런 열린 개념의 오피스입니다. 물론 이렇게
오피스 건축을 도심에 세우는 것이 쉬운일은 아닙니다. 오피스이지만 오피스가 아닌 공간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
기 위해서는 건축주를 설득하는 작업들이 우선되어야 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조형이나 평면이기 대문에 더
욱 그랬습니다. 일반적인 빌딩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더 비효율적인 오피스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
나 이러한 사항들을 계속 절충하면서 설계와 공사를 진행을 했습니다. 그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모
두가 즐거워 하는 오피스 건물이 서울 도심에 세워지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 건축가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됩니
다.
김태성
김태성 본부장은 현재 (주)간삼건축 설계1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공공건축과 대형프로젝트 전문가로서 군
산자유무역지역, 대구 EXCO, 춘천창작개발센터, KAIST KI빌딩 & 스포츠 컴플렉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현대
해상 광주사옥, LIG손해보험 대구사옥을 설계했으며 현재 삼화인쇄 사옥과 LIG손해보험 사천연수원 프로젝트
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창의적 디자인으로 다양한 조건에 대응하는 Value-Creator로서 새롭고 실험적인 설계
를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