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배려하고 자연을 담아내는 게 최고의 건축물
김태집 간삼건축 대표 _ Dec, 2010 / MBC Economy Magazine
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공간의 목적과 주변환경, 이용하는 사람까지 고려한 건축물 설계로 주
목받고 있는 전문기업 간삼건축. 김태집 대표는 건축의 본질을 추구하는 설계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
시하고 있다.
간삼건축의 대표이자 국내의 영향력 있는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는 김태집 대표는 무엇보다 사람을 배려하고
자연을 담아내는 디자인을 중시한다. 그것이 건축의 본질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건축설계는 건축가
의 생각이나 메시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공간이 아닌 그곳을 이용할 사람들이 최대한 즐겁고 편안
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을 배제한 건축은 오래 지속될 수 없고, 사
람과 자연의 조화가 공존하는 건축만이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물의 주인은 건축주도 건축가도 아닌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건물을 설계하기 전 그곳을 이용
하는 사람들이 건물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그들의 생활 패턴과 공간활용 의도를 100% 파
악한 후 설계에 들어갑니다. 저희가 설계한 제주도립미술관이나 울산시립박물관처럼 건물의 목적에 따라 미술
품들이나 유물들이 주인이 되기도 하죠. 이럴 때는 사물의 보존에 최대한 초점을 맞춥니다. 건물이 세워질 주
변의 환경도 중요해요. 건축물이 자연에 스며들어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진정한 건축의 완성이 이루어
지니까요. 이것이 저와 간삼건축이 건물을 설계하고 완성할 때까지 잊지 않고 채워가고자 하는 부분입니다."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변화 시도
1983년 설립 이후 간삼건축은 창조적인 디자인은 물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자연과의 조화까지
도 고려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0년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을 수상
한 명지대학교 방목학술정보관도 오랜 시간 재료, 형태, 공간의 실험을 통해 수많은 땀방울로 만들어낸 결실
중 하나이다. 일반적인 대학 도서관을 떠올리면 직사각형의 형태의 공간에 질서정연하게 구분되어진 책장과
책상, 조용하다 못해 삭막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명지대학교 방목학술정보관은 달랐다. 김태집 대표 이
하 간삼건축이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 취지가 궁금했다.
"명지대학교 도서관 건물설계를 제안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도서관은 어떤 공간이며, 그 안에서의 생활패턴과 공간활용, 동선이 어떨까를 떠올
렸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건축물의 본질적인 부분은 유지하되 공간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내어 새
롭게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건물의 외관이나 건물 안의 기능적인 공간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기존의 도서관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방목학술정보관은 특유의 자유로운 선들을 살려 기존의 답답했던 도서관 외관을 탈피했다. 건물의 외벽은 U-
Glass를 통해 더욱 경쾌하고 밝은 느낌으로, 도서관 내부는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공간은 그대로 유지한
채 그밖의 공간은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어두운 분위기의 도서관을 빛으로 가득 채워 넣어 환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만들면서도 책장의 진열된 책들이 직사광선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건물 전
체에 무선인프라를 구축해 어디서나 정보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했다.
내부 1층부터 천장까지가 개방된 하나의 대공간이었기에 소음문제가 가장 염려되었으나 생각했던 것과는 달
리 그 안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스스로 소리를 조절하며, 새로운 건물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김태집 대표와의 대화에서 '진정한 건축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순간 마음이 뿌듯해졌
다.
해외시장 설계에도 박차
건축가의 바랍처럼 명지대학교 방목학술정보관은 학생들이 편하게 접근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 소통할
수 있는 공간, 다시 찾고싶은 도서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간삼건축은 이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으로의 진
출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의 권위있는 건축전문지 빌딩디자인(Building Design) 발표에 따르면 간삼건축이 올
해 세계 최고의 100대 건축회사 중 36위에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2009년 첫 진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만에
높은 대열에 합류하게 된 사실이 간삼건축이 미래를 향한 도약의 가능성이 충분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도약
의 출발에는 김태집 대표를 비롯한 간삼건축의 앞으로의 포부가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 건축물은 국내 건축가가 아닌 외국 건축가에 의해 처음 설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축디자인의 요
충지가 유럽 등의 해외라는 점에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이치일지 모르지만 이로 인해 국내 건축가들은 기회조
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국내건축의 현실입니다. 저는 우리 직원들이 세계적인 건축가로 커 나가길 원하며,
디자인의 요충지에서 크리에이티브적인 설계를 할 수 있오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 간삼건축이 미래
의 건축을 책임지는 세계의 기업으로 우뚝 서길 희망하기에 해외로의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