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에 대해 생각하는 건축가
간삼건축 대표이사 김태집
Q. 대표이사님께서 생각하시는 간삼건축은 어떤 회사입니까?
A.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간삼건축은 ‘디자인 회사’입니다. 저는 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이 새로운 형태를 만들
어 내는 작업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나 삶의 방식을 창조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
원들에게 항상 스스로가 건축가임을 잊지 말것을 당부합니다.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자부심을 가지고 건축가로
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좀 더 긍정적인 건축 공간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그러다보면 사회로부터 좋
은 평판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이런 과정들이 반복됨으로써 신뢰할 수 있는 회사라는 인식이 점차로
확산되어 가고 그와 함께 더 많은 기회를 가져오게 되는 메카니즘이 존재하는 회사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간삼건
축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Q. 그렇다면 대표이사님께서 말씀하시는 좋은 건축은 어떤 건축을 말하는 것입니까?
A. 저는 종종 좋은 도시란 어떤 곳인가를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또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느끼
게 되는 것이지만, 좋은 도시란 멋진 건축물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길과 좋은 광장으로 이루어진 공간
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에 의해 구획되고 창조되는 도시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손길과 발걸음,
살내음으로 차곡차곡 이루어지는 도시가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간삼건축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균형감있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건축이라는 것이 어느 하나에 대한 집중투자가
아닌 ‘우리의 건축’이라는 관점을 통해 도시 구성요소를 전반적으로 아우를 수 있을 때 만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
일 것입니다. 일종의 지휘자와도 같은 그런 역할은 간삼건축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이 시대의 건축가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흐름,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람과 시간과 공간이 조화를 통해 우리네 삶의 흔적이 올바르
게 유지, 계승되도록 큰 광장을 만들어 함께 아우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건축가로서 건축에 대해서 정의를 내린다면 어떤 것이 될까요?
A. 사실 건축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이 바뀌니 풍습도 바뀌고, 풍습
도 바뀌니 도시도 바뀌고 건축도 바뀌어 가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건축가가 건축을 할 때
면 광장으로 나아가 사람을 만나고, 들판으로 나아가 자연을 만나고, 도시로 나아가 그 속에서 비로소 건축을 만
났다면, 요즘엔 적잖은 경우에 건축가들이 사진을 보고 건축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축가들이 사람과 자
연, 그리고 도시가 갖고 있는 기억들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새롭게 재창조 하는게 아니라 누군가의 손
을 통해 이미 재현되어 있는 사진을 통해 그 과정을 단 한 번에 해결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얼마
전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소록도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그곳을 직접 가보기 전까지 제 머릿속에 소록도는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암울한 인상에 대한 느낌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가본 소록도
는 너무도 빼어난 자연환경 속에 너무도 순수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거주하는 분들을 위한 시설물에 대한 제안을 요청받고 나서 과연 이곳에서의 좋은 건축은 무엇일
까? 또는 건축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에 대해서 꽤깊게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건축가로
서 처음 홀더를 잡았을 때부터 대지를 만나고 도시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 끊임없이 건축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
민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생긴 것 같습니다. 건축가로서 나는 도
시와 건축이 갖는 본질에 대해 얼마나 충실히 접근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 같은 것 말입니다. 건축디자인이라
고 하는 것이 여건이 될 때 양껏 만들어서 재고를 두고 파는 생산업과는 다르게 매번 다른 조건의 대지에 매번
다른 클라이언트에게 프로젝트를 의뢰받아서 일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번 회사의 직원들
에게 일단 프로젝트를 맡았으면 설령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의 노력과 정성을
다해 프로젝트에 임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작은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그것에 의해서 우리 모
두가 평가되어지고, 또 그것을 통해 우리의 다음일이 결정되어지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