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Trends of quares
정사각형의 미학을 다시 바라보다
정육면체 또는 큐브 (cube)란 4개의 동일한 길이의 직선이 모여 4개의 직각을 형성해 만들어진 정사각형이 서
로 맞닿아 6면으로 구성된 기하학적 입체 모형이다. 1974년에 루빅스 큐브를 디자인한 헝가리 출신의 건축가
에르뇌 루빅 (Erno Rubik)은 단순함과 복잡함을 동시에 상징하는 큐브의 추상성에 매료되어 이 세계 베스트셀
러 장난감을 개발했다고 했다.
인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건대, 인류는 언제나 정사각형에 서 마술적 매력을 느끼고 건축, 미술, 음악 등
예술의 영감을 삼아왔 다. 이미 서구 문명의 발상지 고대 그리스에서는 그 오래전 부터 정사각형이라는 기하학
적 형태를 두고 많은 관심을 기울였었다. 그리스 철학자들과 수학자들은 그 특유의 수학적 특성에서 정돈된
아름다움, 절대순수성, 시대를 초월하는 영원불변의 상징을 부여했다.
일찍이 19세기 말엽 모더니즘 물결 속에서 건축가들은 가장 완벽한 형태에 대한 모색으로 정사각형을 응용했
다.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요제프 호프만 (Josef Hoffmann)이나 스위스의 르코르뷔지에 (Le Corbusier)는 정사
각형을 자연 속에서 가장 정제되고 순수한 형태로 보고 건축과 인테리어 실험에 활용했다. 특히 미스 반 데어
로헤는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에 널리 활용한 큐브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20세기 후반기 현대 건축
가들은 특히 진지한 건축 프로젝트에 정육각형 미학을 활용했다. 예컨대 모더니즘의 기반 위에서 전후 유럽 신
합리주의 건축론을 창시한 알도 로씨 (Aldo Rossi)는 일찍이 1971년에 육중한 큐브 형태의 산 카탈도 묘지로
건축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서 덴마크의 오토 폰 슈프레켈센 (Otto von Sprechkelsen) 은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라데팡스에 세운 정육각형 기념비 (1989년 완공)로, 프랑스의 스타키텍트 쟝 누벨 (Jean
Nouvel)은 2002년 스위스 엑스포를 기해 설계한 모노리트 (Monolithe)로 신비로운 정육각형 건물을 소개했다.
최근 트렌트헌터 트렌드연구사이트를 운영하는 제러미거셰는 글로벌 건축계의 대세적인 추세는 큐브 아키텍
쳐라고 선언했다. 정육면체가 자아내는 형태적 완벽성 (Perfection) 측면 덕분에 예로부터 건축가들은 종교 건
축이나 기념물 설계에 즐겨 도입해 왔으나 최근에는 기업체 사무용 건물, 주상복합형건물, 그리고 주거용 아파
트 개발 프로젝트로도 확대해 널리 활용하는 추세다.
21세기에 접어들어 유독 정사각형을 3차원화시킨 정육면체를 영감의 원천으로 한 건축 디자인이 전세계 곳곳
도시와 일상공간을 메꿔나가고 있다. 정육각형과 정방형을 다양하게 응용한 건축 형태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
라면 단연 단순함, 합리성, 구조의 내연성, 최적의 공간 활용력으로 주변 환경과 기존 건축물과 잘 조화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학적인 분석에 따르면, 큐브 건축은 모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변화나 상황적 필
요에 따라 좌우 상하로 공간을 확장하기에도 수월하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글. 박진아(Art Histor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