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Insight > G.Style

Smarter Architecture

보다 똑똑한 건축 디자인

도시 인구가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었고 2050년쯤에는 7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
의 빌딩 안에서 모여 일하고 거주하게 된다는 뜻이다. 빌딩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세계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
의 42%를 넘어섰고 그 중 약 50% 가량은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전국민적인 전기 절감 노력으로 지난 여름 전력
난은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아예 냉방기 사용을 하지 않는 관공서가 있었는가 하면 매일 오후 특정 시간
대마다 30분씩 냉방기 사용을 중지하기도 했다. 블랙아웃의 공포에 맞서 물리적 고통을 참아내는 노력에도 불구
하고 빌딩 에너지 소비에서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하려는 합리적 노력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현재 대다수 건물
의 난방, 상하수도, 전기 등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따로따로 운영 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에너지 소비와 탄소가스 배출에 있어서 차지하는 빌딩의 비중을 생각하면 빌딩 에너지 소모를 효율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이야말로 지구 그린화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전기와 통신, 보안, 쓰레기 관리 등 빌
딩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에서 낭비와 비효율을 제거하는 일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아주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스마트 빌딩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이유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빌딩이 일반 빌딩에 비해 에
너지 및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건물에서 사용하는 각종 에너지의 정보
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건물 에너지 관리시스템이 에너지 사용
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해법으로 판단했다.

바레인의 세계무역센터(BWTC)는 직경 29미터짜리 대형 풍력터빈 3기를 설치, 건물에서 필요한 전력의 11~15퍼
센트가량을 자체 발전할 수 있도록 했다. 타이완의 1백1층(5백9미터)짜리 건물인 ‘타이베이 101’은 조명, 냉난방,
급배수 시설을 저에너지·고효율 시스템으로 바꾸고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의 신재생에너지와 빙축열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또, 건물 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최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모니터링 및 제어 시스템을 추
가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호주 멜버른의 의회건물인 CH2 Council House 2 도 태양 에너지를 전력으로, 빛과 공기를 냉난방에, 빗물을 재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87% 감소시키고 전력 사용을 82% 줄였다. 멜버른 도심부 오피스 건
물들의 얌전한 외양과 극적으로 대비되는 목조 루버의 과격한 움직임은 태양전지에 의해 자동으로 조절된다. 볕
이 잘 드는 북쪽면에는 식물이 자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연속적인 프레임들이 건물에 부착되어 있고 서늘한 남
쪽면에는 ‘샤워 타워’를 두어 서늘한 공기와 물을 저층으로 순환시켜 지상층의 상업공간의 온도조절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 건물은 자연의 24시간 사이클을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로 미래 건축물의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

향후 스마터 빌딩은 지능화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가능한 모든 수준의 시
스템에서 건물이 신속하게 지각하게 하여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느끼고 반응하는 건물을 만들기 위한 것이
다. 국내에서도 IT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스마터 빌딩에 대한 관심과 도입 의지도 매우 높다. 그런데 최신 설비
와 이를 상호 연결하는 시스템은 잘 갖춰졌으나 아직은 지능화의 시작단계에 있다.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에너
지 사용이 이뤄지는 똑똑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빌딩을 단순히 거주와 업무의 ‘공간’으로만 생각하던 시각에
서 이제는 살아있는 ‘시스템’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글.박계근 Columnist

g_style
  • Published

    october, 2013 / vol.36
  • Main theme

    Data Center & Research Facilities
  • Pages

    96 page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