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00점 만점에 99점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겠습니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면 너무 속보인다는 소리를 듣겠지만, 흠 잡을 곳은 없고.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양 감독은 LG 이천 챔피언스 파크에 99점의 점수를 줬다. 주경기장을 비롯해 보조구장·불펜실내 연습장·선수단
숙소까지 두루 감안한 점수로 “무엇하나 빠지는 것 없다”는 것이 양 감독의 설명이다. 양상문 감독은 인천 아시안
게임 휴식기 기간 중인 지난달 17일 선수단을 이끌고 챔피언스 파크를 찾았다. 잠실구장을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
팀에게 빌려줬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당시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를 위해 대회를 나가는 것 아닌가. 도울 수 있
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챔피언스 파크가 있지 않나.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미소지었다.
양 감독은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챔피언스 파크를 적극 활용했다. 짜여진 프로그램에 맞춰 훈련을 진행했고, 자
체 연습경기도 가졌다. 9월25일에는 챔피언스 파크에서 동시에 두 경기가 열렸다. 1군 선수들은 주 경기장에서
KT와 연습 경기를 치렀고, 바로 옆 보조구장에서는 1.5군 선수들이 연세대와 시합을 했다. 당초 KT전은 잠실에
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 KBO 의 야구장 유지보수 교육이 갑자기 잡히면서 장소가 변경됐다. 챔피
언스 파크가 야구장 두 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챔피언스 파크 훈련 효과일까. LG는 아시안게임 휴
식기 후 가진 정규시즌 잔여 10경기에서 6승 4패를 기록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를 상대로 13-4의 대승을 거두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음은 양상문 감독과 일문일답.
Q. 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챔피언스 파크에서 훈련을 진행했는데,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A. “어느 하나를 콕 집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전반적인 시설에 만족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주 경기장
이다. 바닥을 살짝 파내고 지어서 보울 bowl 의 형태를 보인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외야에 관람할 수 있는 공
간이 생겼다.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를 바라보면 굉장히 아늑하다. 선수들도 아마 같은 느낌일 것이다. 조명시설
도 잘 돼있어서 야간 훈련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주 경기장은 잠실구장과 똑같은 규모로 지어져 2군 선수
들이 1군에 올라가 경기를 치러도 이질감이 없을 것 같다.”
Q. 마운드 육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걸로 안다. 불펜 시설이 중요할 것 같은데.
A. “사실 가장 마음에 드는 시설이 불펜 연습장이다. 6명이 동시에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 투수들의
컨디션 점검을 빠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에 주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해 동선이 좋다. LG가 더욱 강해지려
면 투수들이 더 강해져야 한다. 현재 잠재력을 가진 젊은 투수들이 많다. 챔피언스 파크를 통해 키워내는 일이 중
요하다.”
Q. 보조구장은 주 경기장과 같은 규모로 지어졌다고 들었다.
A. “9월25일 두 경기장에서 동시에 경기를 진행했다. 보조구장은 인조잔디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주 경기장과 큰
차이점은 없다. 다양한 훈련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서 좋다. 미국처럼 땅이 넓어 네 면을 야구장으로 만든다면
모를까. 현재 국내에서 잠실구장 규모의 2군 구장 두 면을 보유한 곳은 챔피언스 파크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
다.”
Q. 실내 연습장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A. “간이 게임이 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 겨울에도 영상 15도의 기온을 유지할 수 있어서 다가오는 마무
리 훈련부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실내 연습장 안에 개별 훈련 공간이 있다는 점이 좋다.
불펜 투구장과 T-배팅을 할 수 있는 장소를 독립적으로 만들었더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좋다. 코치들은 실내
연습장 위쪽에 통로의 어느 방향에서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볼 수 있는 점이 좋다고 하더라.”
Q. 이제 야구를 잘 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A. “물론이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건 선수들 입장에서 행운으로 여겨야 한다. 챔피언스 파
크는 LG 야구의 백년대계를 세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의 지원에 감사하다. 훌륭하게 지어준 간삼건
축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는데, 더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응원
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창원=유병민 기자
양상문 LG트윈스 감독
전 한국 프로야구의 투수이자, 현재 LG 트윈스의 감독이다.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을 졸업 후 1985년 롯데 자
이언츠 입단했고, 현역 때 영리한 플레이로 사랑을 받았다. 은퇴 후 석사학위를 받는 등 공부하는 야구인의 대명
사로 불린다. WBC 한국대표팀의 투수코치를 역임하고 2011년에는 MBC스포츠 플러스 야구해설위원으로 활약했
다. 그리고 올해 11대 LG 트윈스 감독으로 선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