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Insight > G.Style

[칼럼]백양로 재창조사업을 마무리하며

백양로건설사업단장 임홍철

 

 

백양로 재창조 프로젝트가 2015년 10월에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순수 공사 기간만 2년 2개월이 걸린 백양로 프로젝트는 대규모 지하 개발이 대학 캠퍼스 중심부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만 평의 지상 조경과 지하에 위치한 1만 8천 평의 교육, 문화, 편의시설은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융합 공간 개발 사례의 표본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국내 대학교의 지하 캠퍼스 개발 사례를 보면 고려대학교가 2002년에 중앙광장(12,000 평), 2006년 하나스퀘어(8,500 평)를 완공하면서 그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어 2008년에는 이화여자대학교가 ECC(Ewha Campus Complex, 2만 평)를 건설하였습니다. 이들 사업과 백양로 프로젝트의 차이는 편의시설과 주차장 외의 전체 연면적을 모두 지하에 배치하고, 평균 1.5 미터에서 최대 2 미터의 토심을 확보하여 자연 지반에 버금가는 지상 조경을 이룬 점과 단순한 주차장 접근용이 아닌 3개의 지하 통과 도로와 2개의 인접 건물 연결통로로 모두 5개 건물의 지하 주차장을 연결하여 지하 교통망 역할을 함께 구축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학교의 중앙 통로인 백양로를 보행자에게 돌려주고, 친환경 녹지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정갑영 총장님의 혜안과 결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하 개발 프로젝트의 독특한 특징을 들자면 주로 Top-Down 방식으로 사업이 수행된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지하를 개발할 필요가 생길 때쯤이면 이미 주변에 건물들이 많이 있어서 개별적인 이해관계가 상충되고 있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용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상위개념의 결정력과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백양로 개발 초기에도 다양한 의견과 함께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합리적인 내용은 수용함으로써 완공된 지금에는 구성원 대다수가 만족하고 시설의 편리함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하 개발의 또 다른 특징은 지상 건축물과 달리 구조물이 대부분 지하에 들어가므로 건물의 입면에 대한 중요성 보다는 주변 건물과의 유기적인 연계와 지상과의 입체적 연결, 그리고 교통, 토목, 조경, 방수, 에너지, 조명, 환기, 안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된다는 점입니다. 백양로 프로젝트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프로젝트의 모든 계획, 설계, 시공, 감리를 총괄하는 건설사업단이 CM(Construction Management)을 병행 담당하였습니다.


공사비와 공사 기간, 품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대안 검토 과정에서 논의가 계속되었고, 지하 개발의 특성상 실수가 있어서는 안되었기에 쉴새 없이 내려야 하는 결정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백양로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이 일을 하면서 후세에 누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뜻에서 ‘후회막급’이라는 한자를 써 놓았습니다. 이 기준을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겨 모든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누가 보더라도 대과없이, 튼튼하고 안전한 지하 구조물, 그리고 합리적인 공간 계획과 아름다운 지상 조경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백양로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다채로운 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마치 작은 도시처럼 장소마다 다른 경관과 콘텐츠가 있습니다. 그 경관과 콘텐츠를 채우는 일은 결국 학교 구성원 모두의 몫입니다. 앞으로가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태어난 지상과 지하 공간을 잘 가꾸고 운영해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백양로를 찾는 국내외 방문객 중에 백양로를 거울 삼아 지하 개발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업을 총괄했던 단장으로서 너무나 뿌듯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세대학교의 지하 개발이 좋은 사례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학교 공사라는 어려움을 딛고 처음부터 끝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애써주신 간삼건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G.scape 는 지하 개발의 주요 요소인 지상 조경을훌륭히 이끌어냈습니다. 고비 때마다 함께 일을 풀어나갔던 순간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단순히 설계를 맡은 입장이 아니라 발주처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임홍철  소속: 연세대학교 교수  |  학력: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대학원 토목공학 박사  |  경력: 한국건축시공학회 연구담당 부회장, 한국전산구조공학회 대의원, 한국지진공학회 이사, 국방부 특별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g_style
  • Published

    May, 2016 / vol.43
  • Main Theme

    Educational Facilities
  • Pages

    131
rel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