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지 위에 두 개의 기업이 공존한다. 둘은 각각의 공간을 가지면서도 그 공간이 접하는 환경은 최대한 평등하여야 하면서도 극도로 독립적이어야 한다. 세 개의 매스가 전면도로에 수직으로 배치된다. 좌우측 두 매스(오피스)는 가운데 매스(아트리움)를 중심으로 완벽하게 대칭으로 존재한다. 매스의 높이는 비행기의 이착륙 고도에 의해 정해진다. 가운데 매스는 유일하게 두 기업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인공적인 수면위에 구축된 이 매스는 하늘을 비롯한 주변의 자연환경들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다. 그러므로 이 매스는 여전히 외부처럼 느껴지며, 두 기업의 오피스는 실제적으로는 한 덩어리지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두 빌딩으로 느껴지게 된다. 작은 대지 위에서 가능한 많은 공간들을 공유하면서 독립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효율적이겠지만, 두 건물이 굉장히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효율에 앞선 현실이다. 이 블록은 실리콘 파크에서도 규모가 가장 작다. 그래서 건물이 층으로 읽혀지기 보다는 덩어리로 읽혀지는 방향을 생각한다. 건물의 입면은 주로 Frit glass로 구성된다. Frit glass는 유리에 특정한 문양이 실크스크린 처리된 유리로서, 가까이에서는 투명하지만 멀리서는 불투명해보이는 물성을 가진다. 이러한 Frit glass 사이를 불규칙하게 비집고 들어가 있는 투명유리 패턴은 층의 경계를 흐리고 건물을 최대한 볼륨으로 느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