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erence - 상업-1
백화점 디자인에 대한 고찰
2017. 06. 28
'백화점 디자인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설계2부문 오지승 팀장이 발표하였다. 현재 백화점 프로젝트를 설계 중에 있으며, 백화점 계획을 하면서 팀에서 고민했던 부분을 공유하고 설계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1. 백화점이란?
2. 백화점의 건축적 장치 및 계획적 특징
1. 백화점이란?
'완벽한 백화점' 이라는 일러스트로 각종 MD가 총망라된 백화점의 모습이다.
Monocle Magazine Issue 62, Art Direction: Jay Yeo
19세기 후반 미국 디트로이트의 허드슨 백화점의 내부를 그린 섹션 일러스트로 다양한 구성요소를 담고 있는 거대한 백화점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The J.L. Hudson. Co.(1881), 1206 Woodward Avenue, Detroit, Michigan
백화점은 그 자체가 MD(Merchandising)라고 할 수 있다. 백화점의 MD구성이 건축공간 계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계획적 특징을 살펴보기 앞서 수익구조를 통해 백화점이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상품의 거래형태별 특성 및 상품구분을 살펴보자. 직영이란 직매입과 특정매입의 거래형태를 말하며 백화점 매출로 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4가지 거래형태 중 백화점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특정매입이다. 발생되는 매출은 백화점 매출로 산정되고 재고처리는 입점업체가 담당하며 매출에 비례하여 수수료가 상승한다. 반대로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불리한 거래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매입으로 차지하는 비율이 매출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판매수수료의 경우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 10%정도이며 SPA나 대형가전과 같은 대기업 제품도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다. 그외 입점업체의 경우 판매수수료가 많게는 40%에 육박한다.
따라서 임대를 통한 수수료의 취득, 좋은 품질의 상품 제공, 다양한 서비스, 컨텐츠 관리와 원스탑 쇼핑 등이 백화점이 가진 기본적인 속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백화점은 부동산 임대업에 기반한 커머셜 플랫폼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2. 백화점의 건축적 장치와 계획적 특징
백화점 디자인이라고 하면 흔히들 '입면'을 떠올린다. 백화점은 입면이 전부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그렇다면 백화점의 주요 건축적 장치와 계획적 특징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건축적 장치]
백화점을 구성하는 주요 건축적 장치 4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 이미지는 봉마르쉐 백화점이다. 1858년 파리에 등장한 세계 최초의 백화점으로 초기부터 중앙 보이드(Center Void)를 중심으로 수직동선(Vertical Access)과 천장이 등장하였다.
매장 전체를 순환하는 동선(Floor Circulation)도 등장한다. 한 개층의 바닥면적(MD Volume)은 약 6,700평으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바닥면적은 기본적으로 땅의 크기와 매장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계획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초기 백화점의 등장부터 현재까지 내용을 살펴보자. 19세기 중반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으로 퍼져나갔으며 20세기에 들어와서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다. 그리고 광복 이후 백화점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유럽이나 미국의 백화점 한 개층 바닥면적이 약 4,000~7,000평이었다면 땅덩어리가 좁은 국내에 도입되면서 그 크기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20세기에 들어 백화점 매장 수가 증가하면서 현재 전국에 약 100점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의 성장과 함께 바닥면적의 규모도 더욱 더 커지게 된다. 현재는 수도권의 과포화로 넓은 땅의 확보가 가능한 지역거점으로 옮겨가는 추세이며 단일 백화점이 아닌 쇼핑몰과 결합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계획적 특징]
모듈 : 최근 지어지는 백화점 모듈은 보통 8.4X10.8 로 쇼핑몰이나 아울렛 모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쾌적한 주차장에 대한 요구와 강화된 교평심의가 반영된 모듈이기도 하다. 한 변의 길이는 통상적으로 80~100m 로 구성되며 가로세로비는 정방형에서 장방형으로 4:3 을 넘지 않는 편이다.
대지의 크기나 조건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단일 백화점으로는 약 2,000평~2,500평 의 바닥면적을 가지게 된다. 최근 수도권 내에 지어진 단일 백화점 중에 판교 현대백화점이 약 3,500평으로 바닥면적이 가장 넓다.
코어 : 피난거리와 매장구성을 고려하여 코어를 배치하고 공조실과 화장실, 후방시설, 중앙 에스컬레이터 존이 들어가면 대략적인 다이어그램이 완성된다. 업계에서 통상적인 매장 한 모듈의 면적은 25~30평 사이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하나의 소매점이 소화할 수 있는 면적으로 매장 디스플레이와 고객 동선, 재고 물품을 고려한 최소 면적이라고 한다.
Bay & Depth : 매장의 깊이는 레이아웃에 따라 약 10~16m 깊이를 가지며 2bay 를 기본원칙으로 한다. 중앙 보이드를 중심으로 3bay 이상 넘어가게 되면 고객의 유입이 현저히 감소하고 매출도 하락하게 된다.
층고 :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최적의 천정고는 3,200~3,300 이라고 한다. 보통 기계, 전기, 소방의 배관과 배선 때문에 실링 내부가 보하부로 약 1,350 정도가 필요하고 보춤은 600~700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준층 층고는 5,100~5,400 으로 형성된다.
이렇게 구성된 평면들은 백화점 MD사업부에서 분석한 쇼핑 빈도에 맞게 층별로 조닝된다. 주로 여성복, 가정용품, 육아용품, 테넌트가 지반층과 최상층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배치된다. 남성패션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빈도수가 적다.
그만큼 남성들의 백화점 방문 빈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와 같이 피곤함을 동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들은 백화점 계획의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운영자 관점에서 계획논리가 바탕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위의 내용만으로도 기본 계획이 가능하다. 하지만 발주처나 운영사가 원하는 내용만으로 계획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떻게 하면 판매자 논리에 기반한 계획외에 공공성과 인문학적 가치를 담은 공간계획을 통해 계속 오고 싶은 건축물, 오래 머물고 싶은 건축물을 만들 수 있을까?
현재 트랜드는 욜로, 한마디로 '한번 사는 인생, 즐기며 살자' 라는 의미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욜로 현상, 가치소비의 시대 그리고 구매에서 체험으로 소비의 형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판매자가 소비자를 리드하던 패러다임에서 소비자가 판매자를 리드하는 패러다임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건축적 장치가 무엇일까 고민했고 공공성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건축적 장치로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는 제 3의 매장을 제안하였다. 통로는 동선이 되고 이벤트 공간이 되고 기획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강연이나 쇼룸의 공간이 되며 동시에 외부를 바라보는 전망대와 창의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공간의 특성이 입면에 반영되어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구성하게 한다.
다양한 고민들이 반영된 백화점의 조감도이다. 계획의도에 맞게 이용자의 경험에 반영이 될지 기대해본다.
[문의] 설계2부문 PMO 김향기 (02-3407-1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