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Essay] 리조트의 로비는 감동적인 경관의 프레임이다_ 김태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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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10-20 11:15:33 | 조회수 | 6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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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의 로비는 감동적인 경관의 프레임이다
김태완 이사 ㅣ 설계2부문
“로비(Lobby)”의 사전적 의미는 현관과 접한 홀 또는 대기실로서 복도의 시작점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건축적 공간으로서 이해하는 로비는 그 건물을 접하는 첫인상이기도 하고, Reception, Lounge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과 함께 각 주요 실들로 이어지는 동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리조트의 경우에는 그러한 기능적 요소와 더불어, 일상을 떠나 새로운 경험을 찾아 방문한 이용자에게 그 곳만의 풍경을 집약적으로 담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여 감동을 줄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 그 곳만의 바다, 바람, 태양, 소리...오키나와의 서측해안인 나고시에 위치한 “Busena Terrace Resort"의 경우, 로비의 향이 정서(正西)측을 향하고 있다. 도심의 경우, 강한 일사에 대한 거부감으로 서향을 피해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부세나 테라스는 “Sunset Resort" 라는 컨셉을 담아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서향을 택했다. 방문했던 시간이 정확히 일몰과 겹쳐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선글래스 없이는 바라보기 힘들 정도의 강한 서향 빛을 접했지만, 부세나 비치를 향해 펼쳐지는 눈부신 낙조(落照)의 아름다움이 나에게는 훨씬 강렬했다. 일반적인 각론에 따라 서향배치를 피했다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Lobby에서 바라본 전면경관
△석양이 드리운 Lobby내부 △차량 진입부에서 바라본 Lobby
(전면까지 반옥외공간으로 연결되어있다)
또한, Drop-Off측 출입구와 해안측 전면개구부가 모두 개방되어 있어(물론 개폐가 가능하다) 건물의 내부이면서도 외부의 바람과 소리가 그대로 유입되어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반옥외공간”으로 되어있다, 자동차에서 내리는 순간, 30℃가 넘는 무더위와 습한 공기로 인해 잠시 주춤하지만, 곧 환경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느낄 수 없었던 바람의 신선함과 경쾌한 파도소리는 내가 남국(南國)의 리조트에 있음을 실감케 해준다. 도심의 일상과 다름없이 가는 곳마다 에어컨이 시원한 리조트여행이 무슨 감동이 있을까? 경험은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끼는 순간 감동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의 모토부에 위치한 “Orion Motobu Resort & Spa" 역시, 로비에서의 조망에 있어 “이에지마”를 프레임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향(向)”에 대해 고민한 의도가 한눈에 알 수 있다. 리조트 앞바다를 근경으로, 그리고 “이에지마”를 원경으로 한 해안과 바다, 그리고 섬의 관계를 입체적 원근법으로 잘 엮어내어 마치 한폭의 풍경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혹시, 로비의 프레임 안에서 이에지마를 향한 리조트의 향(向)이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이러한 감동을 받을 수 있었을까? 그만큼 외부의 경관을 리조트 내부의 로비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은 중요하다. 특히, 리조트의 경우는.
△Lobby에서 바라본 전면경관
태평양에 면한 시즈오카현 아타미의 “Atami-Izusan" 은 전체적인 건물과 함께 로비의 조망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흔히, 해양형 리조트의 향(向)은 바다를 향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이다. 끝없는 수평선의 바다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조트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일몰 후에는 그저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암흑으로 변하는 것을 가정할 때, 로비의 경관이 오로지 바다를 향해 수평선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해안가에 펼쳐지는 아타미 고유의 전통적 휴양지의 풍광을 함께 프레임에 담아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Lobby에서 바라본 전면경관
리조트(특히 로비는)에 대한 공간해석은 일반적인 각론이나 객관적 접근으로는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없다. 이용자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적 자산과 강렬한 감동을 주기위해서 때로는 비일상적 사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키나와 BUSENA RESORT 답사 모습
김태완 이사
설계 2 부문 [email protected]
다양한 관계에 놓인 건축을 조화롭게 엮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건축가이다.
주변과 대지, 이용자 간의 관계 등이 가장 조화로울 때 비로소 공간과 건물이 된다고 말한다.
Share는 간삼인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통해 건축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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