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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발주의 학교건축

손홍신 전라북도 교육청 시설과 과장

전주 만성초등학교는 기존 학교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연구용역 보고서가 아닌 간삼건축에서 제시한 건축 계획안
을 토대로 진행하였다. 우리 교육청에서는 이 때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철저히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하였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설계 자문위원회를 발족하였다. 설계 당시 교육청에서 요청한 사항은 외관보다 내실
을 중시하고, 학생의 안전이 고려된 친환경 건축, 지능형 건축, 에너지 효율이 높고 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하는 건
축이었다. 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에 맞춰 설계사무소는 최선의 설계안을 디자인해 왔고, 자문위원단은 이를 검토
하여 의견을 개진하며 여러 의견을 점차 좁혀가면서 위에 언급한 사항들을 실질적으로 반영시켜 나갔다. 그 당
시 주로 논의된 계획의 방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교시설이 활동이 왕성한 성장기 아이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학생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건
물 내외관의 시각적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당
부한 것이다. 계획 단계부터 이 점을 철저히 검토하여 안전사고 위험요인과 시설의 하자요인을 최소화하는 방향
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으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신
설학교의 경우 보건, 급식, 유아분야 등에서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위해 공청회와 같은 협의 과정을 거
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이게 되었다. 간삼 측은 학교 곳곳에 기존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놀이공간을 제안하였고 자문위원회와 우리 교육청도 이를 적극 수용하였다.

이미 학교는 개교하였고 학생들은 새 학교에서 새 학기를 시작했다. 건물이 준공되고 멀리서 처음 본 느낌은 다
른 신설 초등학교와는 달리 너무 차분한 것이 아닌가 했으나,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층별로 다른 색상의 광선반
과 노출콘리트, 벽돌이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모습에 반하게 된다. 또한 실내의 밝고 활기찬 색채와 공간 속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곤 했다.

전주 만성초등학교는 우리 청에서 국내외 초등학교 신축 사례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계사무소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탄생한 작품이다. 기존 신축학교에 비해 모두가 만족해하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이처럼 한 사람의
시각이나 행정적 관행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중에서
도 설계 건축가에게 자율권을 최대한 많이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편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전문가의 의견
을 현장에 적극 반영하는 것이 우리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는 첫번째 열쇠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전북교육청에서는 만성초등학교와 같이 좋은 평가를 받는 학교시설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현장적용 타당
성과 경제성을 위한 VE를 적극 도입하고, 학교시설의 발전 및 건축가의 연구 동기유발을 위하여 설계공모전도
적극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손홍신 전라북도 교육청 시설과장은 1981년 전주교육청 공무원으로 임용되었고, 2006년 사무관으로 승진, 2011
년에 전라북도교육청 시설과장에 부임했다. 전주 중산초등학교 외 다수의 신축 사업을 추진하였고 현장적용 타
당성과 경제성을 위해 학교시설에 VE를 도입하였으며 학교시설의 발전을 위한 설계 공모에 적극적이다. 한국교
원대학교 교육정책대학원에서 교육시설 정책으로 석사를 취득하였고 CVS자격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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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ublished

    august, 2014 / vol.38
  • Main theme

    Elementary · Middle · High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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