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의 만족까지 디자인하는 백화점
갤러리아 센터시티
㈜간삼건축, 유엔스튜디오(UN Studio)
최근 몇 년간 유통업계의 화두는 '소비 공간'의 변화일 것이다. 기존의 고유영역을 기반으로 한 소비공간에서 벗
어나 한 건물 안에 여러 업태가 공존하거나, 융합과 파괴를 넘나들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공간들이 많아졌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경우, 매장 이외의 별도 시설을 확대하는 등 고객을 더 오래 머물게 하려는 공간 전략과 고
급화전략 역시 새로운 변화의 일면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과 같은 곳이 소비 중심
의 공간이 아닌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한 곳에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임을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천안에 새롭게 오픈한 갤러리아 센터시티는 백화점을 단순히 소비하는 공간에서 넘어서 도시인들의 삶에
가장 가까이서 문화를 느끼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킨 가장 대표적이고 성공적인 사례이다. 기존 백
화점과 달리 층별로 각각 다른 형태의 모양의 평면과 보이드된 내부공간을 실현해 고객들이 항상 백화점 내부
의 전 층을 조망하면서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아울러 백화점에서 금기시했던 바깥 조망이 가능한 거대
한 층별 테라스 공간을 통해 백화점 외부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을 뿐더러 쇼핑 중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
게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계획되었다.
갤러리아 센터시티는 고객의 쇼핑, 문화가치를 충족하는 'Creative Community'의 컨셉으로 명품 /수입 브랜드
를 비롯한 400여개 브랜드를 구성해 전 고객층을 수용하는 패밀리 쇼핑을 구현했고, 빠른 패션 정보와 감각을
선사하는 편집숍도 구성했다. 쇼핑 외에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 제공은 갤러리
아 센터시티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갤러리아 센터시티의 주요 문화 컨텐츠는 연간 2만4000명의 회원을 수용할
수 있는 천안 중부권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와 대형 콘서트, 뮤지컬 등의 공연이 가능하도록 최첨단 시설 및 인테
리어를 갖춘 아트홀, 그리고 다양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1층, 3층, 9층의 갤러리 Void 공간 등을 통해 지
역 문화 메카로서의 기능을 갖추었다.
특히 예술적인 LED 외관에서부터 이어지는 내부의 감각적인 아트리움 공간은 이곳을 기억하게 하는 가장 중요
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간삼건축과 함께 갤러리아 센터시티를 설계한 벤 반 버클 역시 갤러리아 센터시티의
가장 흥미로운 효과는 건물 내부 아트리움과 모아레 간섭 효과를 나타내는 외부 입면의 통합된 구성으로 인해
생성되는 환영이며, 이는 겉보기 스케일의 변화, 상반된 이미지 생성의 효과를 야기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상
업 건물 안에서 어떠한 이미지도 영구적이지 않으며 고객의 요구와 흐름에 따라 항상 변화하고 이동하는 백화
점 공간의 본질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갤러리아 센터시티의 주된 건축적 테마는 자연스럽게
동적 흐름에 맞추어 졌다. 이 테마는 건물의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다. 6만6천 제곱 미터
에 이르는 이 건축물은 모아레 간섭 효과, 특수 조명과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체 입면의 외관을 지속적으로 변화
시키며, 이를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중요한 중앙적 위치에 반응한다. 건물 내부에서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모아
레 착시 효과는 건물 외부에도 그대로 이어져서 낮 시간 동안에 이 건축물은 반사도가 높은 흑백의 외관을 보이
는 반면, 밤에는 다양한 색들이 건물의 입면에 빛의 파장을 생성해 낸다. 조명 디자인은 건축 디자인과 더불어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두 개의 층을 이룬 입면의 구조를 이용한다. 특수 제작된 컴퓨터 애니메이션은 조명 디자
인에 포함되어있으며, 패션, 이벤트, 공공 생활 등과 같은 백화점이라는 장소와 관련된 테마들을 상징한다.
갤러리아 센터시티는 백화점이 공공서비스의 제공자라는 사회적 의미를 수행한다는 새로운 잠재력을 입증해 보
이고 있다. 규모가 큰 백화점을 다양한 문화/공공 프로그램을 통해 통합한다는 클라이언트의 고유한 이상과 건
축가의 계획이 맞물려 탄생한 훌륭한 공간인 갤러리아 센터시티는 VIP 룸, 아트센터, 문화센터를 포함한 다수
의 반공공(半公共) 공간과 지하층의 푸트코트와 수퍼마켓 등 활발한 공공공간은 저마다 모두 뚜렷한 목적 공간
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디자인 전략을 통해 통합되어 있음으로 인해 백화점의 새로
운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